모디노믹스, 외자유치·수출 강조 … FTA는 늦춰질 가능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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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4호 11면

모디가 총리에 취임한다면 ‘구자라트 성장모델’은 전국에 확대 적용된다. 모디노믹스에선 외자유치를 동반한 제조업 육성에 보다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수출 제조업은 성장과 고용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매력적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반면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에는 속도가 붙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LG경제연구원 강선구 연구위원은 “관세 장벽을 없애는 FTA 확대는 인도 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어 모디노믹스에서는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총선 뒤 인도 경제 향방은

 모디가 이끄는 인도 경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시각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투자와 인허가 절차만 간소화돼도 신규 기업 진출과 인프라 사업은 활기를 띨 수 있어서다. 구자라트주에 대형 제철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대만의 철강회사 CSC의 경우 모디의 총리 취임을 노골적으로 기대하기도 한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15일 “총선 이후 새 정부가 취하는 개혁정책에 따라 투자등급의 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누가 제1당이 되든 압도적 의석수를 차지해 안정적으로 연정을 이끌 기반을 갖추느냐를 지켜보겠다는 의미다. 현재 인도는 S&P로부터 투자적격 등급의 최하위 단계인 BBB-를 받고 있다.

 모디노믹스는 한국 기업에도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인도 진출 현지법인 수는 2012년 9월 현재 593개로 일본 1428개, 중국 3만3420개에 비해 훨씬 적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對)인도 수출은 119억 달러, 수입은 69억 달러로 인도는 우리의 9위 수출대상국이자 17위 수입대상국이다. 거꾸로 인도에 있어 우리나라는 14위 수입대상국이자 19위 수출대상국이다.

 최근 10년간 인도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증가율은 연평균 24.0%다. 같은 기간 전체 수출증가율 12.9%의 두 배에 이른다. 인도에 대한 수출이 활기를 띠는 이유는 인도 산업이 우리와는 상호보완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동차부품, 철강판, 합성수지 등을 주로 수출하면서 인도로부터 석유제품, 식물성물질, 알루미늄 등의 원료를 수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자라트 모델의 전국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송송이 연구위원은 “인도는 토호세력과 특정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정당이 지방 정부를 장악한 채 중앙정부와는 다른 정책 노선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며 “모디의 리더십과 지방정부의 협조 정도에 따라 모디노믹스의 성패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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