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직장의 개념<공동체의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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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기업은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들 도전으로부터 이겨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자원부족·저성장·공해문제·기술혁신의 정체·노사관계·정부의 간섭 등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문제는 더욱 심각성을 더해간다.
국제화시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날로 심각한 환경문제에 어떻게 대결하는가, 성장기업의 업종을 어떻게 선택하고 투자할 것인가, 그리고 일하는 보람을 어떻게 향상시켜나갈 수 있을 것인가.

<"장래보다 보람">
이러한 문제들은 모든 기업이 공통적으로 맞고있는 것이다.
특히 근로자들이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하고 노사간 일체감을 조성·유지해 나가는 것은 기업의, 안정적 성장에 있어 관건이 되고있다.
지난 4월 전경련이 조사한 기업내 근로자의식구조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에서 일하는 목적과 직장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운데 직무에 대한 보람·장래성, 그리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것이 가장 큰 「포션」(조사자의 60%) 을 차지하고있고 단지 보수 때문이라고 대답한 숫자는 10%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금 있는 직장에서 끝까지 일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응답자중 35%가 『그렇게 생각하고있다』, 34%가 『지금은 뭐라 말할 수 없다』라고 대답했고 25%는 보수가 더 좋고 장래성 있으면 옮기고 싶다고 응답한 것으로 되어있다.
다시 말해서 근로자들은 현재의 직장에서 보람을 찾으려 하고 있고 일하는 보람을 제공해주는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체질을 갖고 안정성장을 누리고 있는 서독경제가 전통적으로 다져진 노사협조체제로 밑받침이 되어있다는 사실, 그리고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일본경제는 종신경영 등 가족적 일체감이 강한 일본식기업경영으로 향도되고 있음은 주목할 만하다.

<위화감 없어야>
서독의 기업들은 노사간에 「파트너십」경영체제가 구축되어 있으며 「마이스터」로 불리는 숙련기술자들을 중심으로 한 기능공들은 품질향상과 생산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보장되어있다.
작년 봄엔 노사간의 일체경영을 더욱 촉진하기 위해 「확대공동결정법」까지 제정, 내년부터 종업원수가 2천명이 넘는 대기업에 대해 시행하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경영참가의 확대경향에 대해선 적지 않은 비판이 따르고있지만 어쨌든 노사협조체제는 서독기업들로 하여금 영국이나 「이탈리아」에서 보는 것과 같은 노사분규로부터 벗어나 안정적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고 있는 게 사실이다.
엄격한 성과배분주의에 입각해서 노사일체경영을 하고있는 회사는 다른 회사보다 더 좋은 경영성과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종업원수가 1백50명인 「엘자」유한합자회사는 이익을 경영자·기업내 유보 및 종업원에게 각각 3분한다.
즉 이익이 많이 나면 그만큼 종업원에 대한 보수가 좋아지도록 제도화했다. 물론 결산결과 적자가 나면 종업원들도 부담을 진다.
그러나 지난 64년 이 제도를 도입한 이래 이 회사는 적자를 낸 일이 없고 오히려 해마다 서독내의 전체기업 평균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수익을 올리고있다는 것이다.
공동체의식이 기업의 활력을 북돋운 때문이다.
이러한 일체감·공동체의식은 불황일수록 강점으로 작용한다.
기업의 경영자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종업원들의 노력을 통해 달성하는 것이 경영의 요체이고 보면 노사간에 어떠한 위화감이라도 생기면 그만큼 기업은 「마이너스」를 감수하게 된다.
전체적인 상황으로서의 한국경제가 당면하고있는 어려움, 산업과 사회간에 생기는 마찰(환경문제·기업에 대한 인식문제 등), 그리고 일하는 보람을 어떻게 마련해줄 것인가의 기업내부문제 등 삼중의 벽을 극복하는 것은 바로 기업이 살아남는 길과도 통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특별취재반><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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