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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전철화 계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수도서울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무엇보다도 악화일로에 있는 교통난을 해소하는 문제다.
하루 8백95만명의 교통인구를 가진 서울의 교통사정은 이제 가는 곳마다 승차 난과 교통체증이 겹쳐 그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아침저녁 「러시아워」에는 전체교통인구의 38%인 3백40만명이 일시에 몰려 혼잡지역의 중간회차제 및 시차제를 확대하고 정원 60명인 「버스」에 1백50여명을 마구 태워도 20만명 이상이 제시간에 차를 타지 못하는 격심한 혼잡을 빚고 있다.
이같은 교통난 해결을 의해서는 이미 지상 노면교통대책만으로는 어쩔 수 없는 한계점에 이르렀으며, 근본적으로는 대중교통수단의 근본적인 혁신이 있어야한다는 요청이 있어온지 오래다.
이러한 싯점에서 정부당국이 경원선의 용산∼청량리∼성북구간에 여객역을 증설, 전동차를 운행하고 용산∼수색사이에도 복선철로를 확장하여 전동차를 투입하는 등 수도권순환전철의 건설을 위한 세부계획을 확정했다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제1보를 내디딘 것이라 하겠다.
서울의 교통난은 말할 것도 없이 전체교통인구의 68%가 노면교통수단인 「버스」에 의존하고 있는 데다 주요간선도로망이 하나같이 도심업무지구로 집중하고 있으며, 도로율마저 12%에 지나지 않는 등 교통시설이 물리적·경제적 한계성으로 인해 그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데서 연유되는 것이다.
승객 1인1㎞당 교통효율을 도로면적을 기준으로 비교해 볼 때 도보통행일 때가 0·38평방m, 지하철은 0·11평방m인데 비해 승용차는 3평방m, 「버스」는 1평방m로 「버스」는 지하철의 9배, 승용차는 28배의 도로용지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나있다. 결과적으로 지하철은 교통공학적인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데 반해 현재 서울과 같은 「버스」나 승용차위주의 수송체계는 지극히 비경제적임이 자명하다.
더구나 지하철은 혼잡한 도로교통에 비해 거의 사고가 없는 안전한 수송수단이다. 동시에 지상의 인파를 지하로 흡수하여 복잡한 도시교통의 소통을 가속시켜줄 뿐만 아니라 매연·소음등 공해요인까지 해결해주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74년 8월15일에 개통된 지하철1호선인 총 노선은 지난 5월 들어 1일 승객 5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이용자가 점차 늘고 있긴 하지만, 도심지역을 동서로만 관통하고 연계순환선이 건설돼있지 않아 아직 대중교통수단으로서의 제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총 노선의 수송량이 전체교통인구의 4∼5%에 그치고있는 실태가 이같은 사실을 잘 말해주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순환선의 건설은 「버스」위주의 대중교통「패턴」을 효율적인 것으로 바꾸고 기존 지하·전철시설의 효용성을 증대시킨다는 점에서도 절실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특히 서울을 다핵도시로 개발하여 한강이북지역의 중심업무기능을 한강이남지역으로 분산할 계획을 추진하고있는 마당에 강북∼강남을 이어주는 전철과 순환선의 건설은 필수적으로 수반돼야할 요건이 된다.
이렇게될 경우, 예컨대 동쪽 끝의 망우리에서 서쪽의 변두리 수색까지 가는 승객들도 현재처럼 도심을 거치지 않고 망우∼청량리∼왕십리∼용산∼마포∼가좌∼수색에 이르는 순환선을 이용함으로써 도심교통의 혼잡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을 줄 안다.
다만 순환선의 건설에 있어서는 이용의 효율화와 시민 편의에 중점을 두어 정류장 등 이용시설을 외곽지대보다 도심부에는 근거리로 배치하고, 주요가로의 교차점이나 타교통수단과의 연결지점같은 예상수요가 많은 곳에 중점적으로 설치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해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또 전철과 같은 고속교통시설을 대규모로 건설하는데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만큼, 어느 한 지방자치단체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의 직접적인 재정지원과 철저한 감독으로 건설이 미뤄지거나 부실공사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주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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