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신품종개발(4)가축인공수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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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짧은 기간 안에 가장 효과적으로 보다 많은 가축을 개량시키는 방법이 인공수정이다.
즉 우수한 ♂가축의 유전형질을 ♀가축에 전달시켜 보다 우수한 새끼를 생산케 하는 것이다.
젖소를 예로 들어보자.
암소의 우유생산능력이 연간 4천5백∼5천㎏밖에 안 된다해도 여기에 1만㎏ 이상의 능력을 가진 우수한 씨 젖소를 교배시키면 거기서 생산된 새끼의 우유생산능력은 1대 새끼의 경우 적어도 7천㎏이상의 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인공수정사업은 세계적으로 널리 행해지고 있다.
인공수정은 개량효과가 다소 늦다는 흠이 있긴 하지만 노력과 경비가 적게들고 손쉽게 가축의 자질을 개량할 수 있다는 잇점이 더 높이 평가되고 있다.
소의 경우 ♂의 1회 정액 사정량은 5∼10㏄.
1㏄당 정자수가 10억에 이르고 있어 한번 사정할 때의 정자 수는 50억∼1백억이나 된다.
그러나 수태에 필요한 정자 수는 보통 1억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자연교배 때는 ♂소 한마리가 1회에 ♀소 한마리밖에 교배할 수 없으나 인공수정을 하면 1회 정액채취량으로 적어도 1백 마리에 수정을 시킬 수 있다.
연간으로 따지면 ♂소 한마리는 자연교배만 시킨다면 ♀소 30∼60마리밖에 상대할 수 없으나 인공수정을 시키면 적어도 1만 마리까지 대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된다.
이 때문에 많은 수컷이 필요치 않으므로 수컷의 사육경비도 절감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축인공수정 사업이 시작된 것은 지난 53년 서울대학교 농과대학에서 돼지의 인공수정을 시도한 것이 처음.
이후 농협중앙회가 63년에 젖소에 대한 인공수정사업에 착수했고 정부도 66년부터 인공수정 사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전국 1백71개 시·군에 가축인공수정소를 설치했다.
76년에는 한우 14만마리·젖소 4만4천마리·돼지 6만3천마리 도합 24만6천 마리의 가축을 인공수정 시켰는데 가축별 인공수정 보급률은 젖소가 90%로 가장 높고 한우는 30%, 돼지는 25%수준에 이르고있다.
정부는 한우에 대해서는 오는 81년까지 인공수정 보급률을 80%선까지 높이기로 하고 현재 인력과 장비를 보장하고 있으며 돼지에 대해서는 민간단체에서 전담토록 지원할 계획.
인공수정이 가축개량에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종자를 확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부는 현재 가축품평회·한우 「챔피언」대회 등을 통해 우수종자를 선발·확보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는 우수 종자는 「홀스타인」종 젖소 12마리·한우 25마리·「샬로레」종 육우 2마리 등 도합 39마리뿐.
따라서 냉동정액을 수입,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간단체에 주로 의존하고 있는 돼지의 인공수정은 우량 원종돈이 별로 보급되어있지 않아 우량종돈 도입·인공수정 확대보급이 시급한 형편이다. 6백여 마리의 원종돈을 도입, 종돈개량에 힘쓰고 있는 용인자연농원에서는 이 같은 현실을 감안,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돼지인공수정사업에 착수했다.
이곳 시험결과에 따르면 인공수정은 자연교배에 비해 마리 당 3천 5백 6원이나 이익을 높인다는 것이다.
즉 가장 우수한 씨 돼지의 정액을 이용했을 경우 새끼돼지의 등 지방 두께가 정육기준 2%나 얇고 하루 증체량도 48g이나 높은데다 사료요구 율도 5.6%나 개선되었다는 얘기다.
소·젖소의 경우도 인공수정을 할 경우에는 현재의 어미 소보다 적어도 30% 이상 자질이 향상된다는 것이 농수산부 조사에서 밝혀지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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