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추방, 실종, 억류…기자들 '수난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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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군 당국의 전쟁 보도 통제가 극에 달하고 이라크 현지에서 취재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자가 해고당하는가 하면 희생도 잇따르는 등 언론 역시 힘든 전쟁을 치르고 있다.

미국의 NBC 방송은 지난달 31일 국영 이라크TV와의 인터뷰에서 연합군의 초기 전쟁 계획이 실패했다고 주장한 전쟁 전문기자 피터 아네트(68)를 해고했다.

NBC는 성명에서 "아네트 기자가 국가의 통제를 받는 이라크TV와, 그것도 전쟁 중에 인터뷰한 것은 잘못"이라며 해고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아네트는 해고 하루 만인 1일 영국의 '데일리 미러'에 특채됐다. 이라크전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미러'지는 "'전설적 종군기자'인 아네트가 진실을 계속 보도하도록 하기 위해 고용했다"고 밝혔다.

장기전에 돌입한 미군 당국의 언론 통제도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라크에서 미군부대를 취재 중이던 폭스뉴스의 제랄도 리베라는 지난달 31일 미군부대의 위치를 방송했다는 이유로 이라크 밖으로 강제 추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취재 언론인들의 인명 피해 역시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현재 영국의 ITN방송 기자 2명과 호주 ABC방송 카메라 기자 한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4명이 실종되고 7명이 이라크 당국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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