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서구의 언론자유|국제 발행인련 총회지상중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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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언론의 자유」문제는 「유럽」에서도 점차 다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 FIEJ총회의 인상이었다. 주로 서구언론의 현실을 토대로 자유문제를 토의한 이 회의는 ①음성적인 정부의 압력과 ②언론자체의 내부 압력 때문에 오늘날 서구의 신문들은 언론자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좀 색다른 문제를 제기했다.
「이탈리아」「라스탐파」지 사장「조바니니」는 「이탈리아」를 비롯해서 「스칸디나비아」제국·「프랑스」·서독·영국 등에서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정부의 재정적 지원에 의존하는 신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현상은 「신문이 몸의 생존을 위해 영혼을 팔아먹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탈리아」신문을 예로 들어 정부가 신문구독료인상을 금지하고 우편수송 광고정책을 신문에 불리하도록 제정해서 신문으로 하여금 정부의 재정지원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는 궁지에 몰아넣고 그때부터 신문내용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든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문과 정부와의 관계는 완전히 무관계상태에 있는 것이 이상적이기는 하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미리부터 경각심을 갖고 정부지원이 신문의 절대적인 생존방법이 되는 정도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내부의 압력에 관한 문제는 모든 서구대표들이 한결같이 열을 올린 부문이었다.
「네덜란드」의 대표는 내부압력의 존재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그들(노조)과 우리(발행인)사이에는 만리장성이 싸여 있다. 중국의 만리장성은 이제 넘어갈 수가 있지만 우리의 만리장성은 넘을 수가 없다. 우리가 지금이 밤이라면 그들은 낮이라고 우긴다. 이들에 따르면 「내부세력」이 강력한 주장을 펴는 분야는 두 갈래다. 그 하나는 새로운 제작기술도입에 대한 반대이고 다른 하나는 편집권에의 「간섭」이다.
첫째 기술도입은 전자시설의 설치로 많은 수의 기능공들을 감원시키는 사태를 초래하기 때문에 이를 완강히 반대하고 있는데 신문사로서는 기술혁신 없이 경쟁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어떤 경우라도 새 기술을 도입해야되는 「딜레머」빠져있다.
결국 이 회에서는 새 기술도입을 기정사실로 하고 잉여 노동력의 처리문제는 『인간적으로 각 사가 해결해야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편집권에의 간섭은 영국대표에 의해 제기되어 호응을 받았는데 그에 의하면 내부의 압력이 외부원고의 게재를 봉쇄하려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신문에 외부원고를 싣는 경우 내부에서 그러한 글을 쓸 자격이 있는 사람이 없다고 판명될 때만 이를 허가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될 경우 신문은 일방의 전유물이 되어버리며 이는 「모든 사람에게 자유가 부여되어야만 완전한 자유」라는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통탄했다.【동경=장두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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