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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의 이동전시에 중점 둔 전통미 살린 궁전양식|7월 착공 될 광주박물관… 구조를 알아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신안 해저 유물의 인양으로 발단된 국립 광주박물관이 드디어 7월초에 착공된다. 호남지역의 유일한 종합 박물관이며 민족문화 「센터」가 될 광주박물관은 한옥의 겉모양에 연건평 1천8백여 평의 2층 규모. 그 건립계획은 9일 현재 설계 및 토목·건축공사를 위한 기초 지질조사가 거의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확정된 부지는 호남고속도로 광주「인터체인지」옆에 정남향으로 위치한 광주시 매곡동의 2만평.
그 동안 항공 정찰과 현지답사를 통해 정한 광주박물관부지는 원래 전남교위가 학교 부지로 확보해 놓았던 것을 매입했다.

<건평 천8백 평>
설계는 한국 고유의 건축양식을 살린 2층 기와집. 영남의 「구」자형 기와집을 평면으로 해서 궁전 건물로 확대 응용한 한옥인데 기능적으로 배치한 새로운 구조다.
궁전건물 양식의 팔작 지붕 현관 부를 중심으로 날개를 달아 언뜻 우람한 삼문을 연장시키며 다시 팔작 지붕을「구」형으로 연결한 것이다. 해방이후 한국 고유의 전통적 건축양식을 살려 건립한 건물로는 광주박물관이 가장 대표적 수작이 되리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얘기다.
건물 내부 구조는 한치의 공간 손실도 없도록 기능적 설계를 했다. 전시실들은 「캐비니트」식 진열보다는 이동식 진열「스페이스」에 중점을 두었다.
고정전시실은 극히 제한적인 공간만을 할애하고 전시실 전면적의 70% 이상을 수시로 전시, 유물의 교체가 가능한 이동식으로 한다는 것.
전시 유물은 광주박물관 건립의 직접적인 계기를 만든 신안 앞 바다 인양유물과 중앙국립박물관 소장품들이 주종을 이룰 예정. 신안 앞 바다에서 인양한 송·원대 도자기 중 우수품 3백여 점과 서울중앙박물관 소장품 3천여 점을 옮겨놓으며 앞으로 호남일대에서 발굴되는 귀중 문화재도 모두 광주박물관에 소장, 전시할 예정이다. 물론 종합박물관의 성을 벗어나지 않겠지만 도자기에 한층 주력할 것으로 내다보인다.

<예산 3억 확보>
문공부는 내년 말까지 완공시킬 계획 아래 올해 광주박물관건립 예산으로 3억 원을 이미 확보해 놓고 있다. 건축에 필요한 소정절차가 끝나는 대로 조달청의 입찰을 거쳐 공사에 착공할 계획이다.
광주박물관의 건립은 문화재의 분산소장이라는 점에서뿐만 아니라 호남지역의 문화발전에도 크게 기대되는 획기적인 문화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고유의 건축양식을 살린 박물관건물은 이 시대가 창조한 하나의 훌륭한 문화유산으로 길이 남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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