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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심판 받는 독버섯…외국의 선례를 본다|5년 걸린「석면송사」 미의 식수원 보호 투쟁 (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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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석기시대 사람들은 석면을 마술의 광물이라고 생각하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토기를 빚었다.
「그리스」역사가「플루타크」는 석면섬유로 만든 옷을 국왕들의 수의라고 불렀다. 「플루타크」와「그리스」지질학자「스트라보」는 「베스타」신을 섬기는「램프」의 심지는 석면으로 되어있다고 기술했다.

<「편리」속에 자란 독 가시>
암흑시대의「유럽」에도 귀족들은 만찬을 마치면「냅킨」을 불에 던져 세탁을 하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삼았다. 그「냅킨」은 석면으로 짠 천인지라 불에 던지면 타기는커녕 오히려 깨끗이 세탁이 되어 나왔기 때문이다.
13세기의「베니스」의 모험적인 여행가「마르코폴로」가 지금의「시베리아」지방인「타타르」의 대 황제를 방문했을 때 그를 초대한「타타르」사람들은 불에 타지 않는 천을 자랑했다.
「마르코폴로」는 그것이 불 도마뱀 털이라는 그 지방 사람들의 설명이 미진해서 본격적인 관찰을 한 결과 그 지방 산에서 나는 광물인 석면섬유로 된 천임을 알아냈다. 1720년「우랄」산맥에서 석면광맥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우리의 생활주변 어디를 보나 이 석면이 없는 곳이 없다.
현대는 어떤 의미로는「석면시대」라고도 할 정도로 전기제품·건축자재·각종 연장·옷감·항공기·기차·「미사일」·자동차·심지어는 식탁용 식염에까지 석면이 들어간다.
그것은 석면섬유가 천을 짤 만큼 유연한 동시에 불에 타지 않을 만큼 강인하기 때문에 특히 불에 타는 연장이나 용광로·난로에는 필요 불가결한 재료다.
그러나 가시 없는 장미가 없다 듯이 석면은 발암물질의 대표적일 뿐 아니라 석면폐라는 불치의 병을 초래하기도 한다.
현대사람들의 생활의 기초같이 되어있는 석면이 인구 10만 명인「미네소타」의「두루스」시와 인구 3천5백 명의「실버베이」주민들, 그리고「리저브」광업회사 간부들에게는 지난 5년은「석면의 악몽」같이 회상된다.
「실버베이」라는 작은 도시근처에서「타코나이트」(규질암의 일종)로부터 철 산화물을 분리시키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리저브」광업회사는 72년2월부터 77년4월8일까지 무려 열 번이나 엎치락뒤치락하는「석면재판」을 체험했다.
이 회사는 1955년이래 지금까지 매일 6만7천t의「타코나이트」부스러기를 그 지방주민들의 식수원인「슈피어리어」호수에다가 버려왔다.

<공장폐쇄가 집유로>
72년 연방정부의 환경보전청(EPA)은 연방수질오염 방지법 위반으로「리저브」광업회사를 고소했다. 원고는 EPA말고도「미네소타」주·「위스콘신」주·「두루스」시·「슈피어리어」시 그리고 5개의 오염방지단체가 포함되었다.
소송이 제기된 지 1년 후에 EPA 과학진은「슈피어리어」호수에서 석면섬유질을 검출하여 소장에다가 주민들의 보건위협이라는 항목을 추가했다.
74년4월「미니애폴리스」의 연방지방법원 판사「마일즈」경은 공중위생을 위해서「리저브」광업회사의 폐쇄를 명령하는 판결을 했다.
두 달 후에 연방항소법원은「리저브」광업회사에 임시 집행유예라는 편의를 주고 4달 후에는 집유 기간을 다시 70일 연장해줬다.
75년3월 연방항소법원은 마침내「리저브」광업회사가 연방정부와 주 정부의 수질기준을 위반했다고 판결하고 그러나 그로 인한 암 유발 위험부분은 잠재적이라는 이유로「타코나이트」의 지상처리장을 마련하되 1년 이내에 그 처리 장소에 합의하지 못하면 회사를 폐쇄하라고 판결했다.
「리저브」광업회사는「마일즈」판사에 기피신청을 냈다. 사건을 인계 받은「에드워드·데비트」판사는 76년2월 이 회사는 74년이래「두루스」와「실버베이」주민들에게 정화수를 공급한 미 육군에 28만8천8백「달러」를 지불하라고 판결하고 5월에는 벌금 1백만「달러」를 판결했다. 「데비트」판사는 다시 7월에 77년7월6일까지 지상처리장 설치장소에 합의하지 못하면 공장 문을 닫으라고 명령했다.

<3억불 들여 처리시설>
「리저브」광업회사는 주 최고재판소에 항소했다.
그 동안 청문회를 열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은 주 정부는「리저브」광업회사가 원하는 장소를 거부하고「슈피어리어」호수에서 더욱 멀리 떨어진 장소로 옮기라고 종용했다. 회사는 즉각 거부했다. 그래서 또 재판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 장소문제에 관해서 최고재판소는 4월8일 원고의 패소판결을 내렸다.
주 정부는 상고를 포기, 5년의「석면송사」는 EPA와 주 정부의 한정된 승리로 막을 내린 것이다.
「실버베이」의 공장에다가 3억5천만「달러」를 투자하여 하루에 6만「달러」어치의「타코나이트」를 생산하여 모 회사인「암코」강철과「리퍼블릭」강철회사에 공급하고 있는「리저브」광업회사는 그러나 장소를 옮기지 않는 대신 공장건설이나 거의 맞먹는 3억「달러」를 들여서 지상처리장을 1년 안에 만들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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