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직 상실한 정일형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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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처음부터 각오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재판결과에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22일 대법원의 유죄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한 정일형 박사(78)는 법정에서 곧장 자택(서울서대문봉원동)으로 돌아와 그의 심경을 말했다.
송원영 의원을 비롯, 그의 출신지구당인 서울종로·중구당원 20여명이 몰려왔으나 정씨는 별말을 하지 않았다.
『근1년 재판을 받았지만 내가 겪고 있는 시련을 피하려거나 고용에 민감한 반응을 드러내고 싶지 않습니다. 오로지 구속 피고인들에게 미안하고 신민당이 국민의 여망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있음을 부끄럽게 생각해요. 늙고 의원직마저 잃었으니 내 존재가 얼마나 힘이 될지는 모르지만 신민당의 야당성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충고를 아끼지 않겠읍니다.』 그는 또 한국의 대미 통일 외교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만들어 보겠다고도 했다.
정씨는 함께 유죄판결을 받은 부인 이태영 여사의 건강을 걱정하면서 법정에서 돌아와 누어있는 내실쪽으로 눈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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