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안전공사 김모 감사, LA 골프치고 돈봉투까지

미주중앙

입력

세월호 참사로 한국에서 공직자들의 근신이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공기업의 감사가 LA 현지 사무소를 시찰하면서 부적절한 처신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한국가스안전공사(사장 전대천·이하 공사)에 따르면 김모(63) 상임감사는 5박6일 일정으로 20일 LA에 왔다가 25일 귀국했다. 실무 수행원 1명도 동행했다.

김 감사가 LA로 출발한 날은 세월호 참사 나흘 째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직자 기강확립을 주문하고 정당과 기업들도 해외 외유를 자제한 때다.

특히 김 감사는 일정 중에 골프를 치는 등 출장 목적과 일정이 석연치 않다는 제보를 받은 본지가 취재에 나서자 LA 사무소 직원을 시켜 기자에게 돈봉투를 전달하려고 시도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에게 "식사라도 하시라고 감사님께서 꼭 드리라고 했다"고 '김 감사의 뜻'을 강조했다.

비리를 적발하고 제도를 개선하는 역할을 맡은 공기업 감사가 취재를 무마하려고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살 수 있는 부분이다.

김 감사의 일정에는 공란이 많았다. 일정 중 3일 동안 오후 일정이 없었다. 또 제보자에 의하면 23일 오후에는 LA인근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제보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며칠 후 "골프 친 사람을 착각했다"며 말을 바꿨다. LA사무소 측은 골프 사실을 부인했다.

공사 감사실측은 출장목적에 대해 "북미사무소 현지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한국에 가스 관련 제품을 수출하는 제조업체들을 방문해 제품을 검사했다"며 "시기상 현지 업체와의 미팅 예약을 취소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김 감사의 임기를 고려할 때 '감사 성격을 띤 출장'보다는 임기 말을 고려한 '위로성 출장'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김 감사는 지난 2012년 4월 취임해 임기 2년을 다 채운 상황이다. 취임 당시 그는 이명박 대통령 취임준비위 자문위원이었다는 경력 때문에 '낙하산 인사'중 한 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공사 측은 김 감사의 임기에 대해 "임명권자가 정한 임기는 지났지만, 내부 규정에 따라 후임자가 오기 전까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