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소설 불타는 구름-연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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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앙일보는 1년여에 걸쳐 폭발적인 인기를 모아오고 있는 최인호씨의 역작 장편 『도시의 사냥꾼』을 2월말로 끝맺고 3월2일부터는 여류작가 강신재씨의 야심작 『불타는 구름』을 새로 연재합니다.
이미 『사랑의 묘약』『서울의 지붕 밑』등 여러 문제작의 연재로 중앙일보 독자와도 친숙한 강 여사는 새로운 문제작의 구상을 위해 약 2년간 침묵을 지켜 왔으며 이제 자신을 가지고 독자여러분 앞에 내놓는 『불타는 구름』은 새로운 각도에서 인간사를 파헤치는 강신재 문학의 보다 완숙한 경지를 펼쳐 보일 것입니다.
강 여사는 새 연재 『불타는 구름』을 통해 우리가 어떤 시대에 살고 있으며 무엇이 우리들의 삶을 즐겁게, 혹은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리라 합니다. 삽화는 『서울의 지붕 밑』에서 훌륭한 조화를 보였던 김영덕 화백이 맡습니다. 새봄을 맞아 향취 짙게 펼쳐질 새 소설 『불타는 구름』에 독자여러분의 기대 있으시길 바랍니다.

<작가의 말>-특수한 가정의 생성과 붕괴를 그려
사람이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편 슬기롭고 희망에 차 있으나 또 한편 너무 끔찍 끔찍하고 피가 묻어날 듯, 쓰린 아픔을 안으며 나아가고 있다. 왜 그렇게 되는지. 눈앞의 자잔한 인과까지는 이해하지만 더 근본적인 까닭은 모르는 채 그리도 세찬 소용돌이에 휘말리며 있는 것이다.
소설가에게도 그 의미들은 알 수 없다. 나름대로의 해석을 붙여도 보지만 어디까지나 하나의 겸허한 시도에 불과하다. 다만 사람들의 희망, 그들의 쓰라림, 통틀어 삶의 끔찍끔찍함을 생생히 전달할 의무는 작가에게 있을 것이다. 어느 좀 특수한 가정의 생성과 붕괴의 과정을 나의 무딘 붓끝이 얼마만큼 「리얼」하게 그려낼 수 있을지 의문이기는 하나 나로서의 최선을 다하겠다.

<화가의 말>-「레이스」에 나선 주자의 심정이랄까…
「레이스」에 나선 주자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매양 뛰어왔으면서도 새로운 시발점에 놓이면 새삼 두려움과 설렘에 몸이 죄는 것이다. 『불타는 구름』- 소설의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 아름다운 영상이구나 싶었다. 그 확산하는 현란한 빛의 세계를 나는 먹물로 그려내야 하는 것이다. 난감한 일이다. 다행히 강신재 여사와는 초면이 아니어서 최선을 다하면 어느 정도 호흡을 맞출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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