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다각개발·혁신 영농을 위한「시리즈」|축산시범단지|삼양축산 비육우목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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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76년 1년 동안 쇠고기 소비량은 7만6천3백t. 1인당 연간 2·1kg, 3근 반을 먹은 셈이다.
소 마리 수로 환산하면 47만9천 마리. 10년 전인 67년에 비해 1백10%를 더 먹고 있다.
쇠고기 소비량은 연평균 11%씩 늘어 왔지만 한우사육 마리 수는 쇠고기 소비증가율을 따르지 못했고 따라서 76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호주·뉴질랜드에서 쇠고기 1천t을 수입하기까지 했다.
올해의 쇠고기 수요는 8만3천t, 49만8천 마리. 작년에 비해 역시 10%나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의 한우사정으로는 이 같은 쇠고기 수요증가를 충족하기가 매우 어렵다.
한우는 지금까지 고기를 제공하는 것보다 농경을 돕는 일소(역우)로서 주로 이용돼 왔기 때문에 어깨부분은 매우 발달되어 있으나 엉덩이부분이 뾰족하여 살점이 거의 없다. 또 일만 하기 때문에 발육이 매우 느리며 따라서 체중도 최고 4백kg을 넘기지 못한다. 그러나 외국의 육우는 보통 6백kg이상 자라며 일본의 화우도 평균 5백∼6백kg 수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쇠고기 수요에 대비해 육우를 전문적으로 기르고 있는 대표적 목장이 삼양축산(대표 전중윤)의 대관령 대단위 목장.
지난 72년 착수한 4백80만평 규모의 대관령 육우목장은 고랭지라는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추진돼 이제 완공을 1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1천4백30ha, 4백30만평을 개간,「오차드·그래스」「티모시」등 목초를 심었고 금년 중 50만평의 목야지를 추가조성, 초지 조성은 올해로써 끝난다. 목초는 원래 섭씨 5∼25도의 기후에서는 쉴새 없이 자라지만 25도 이상 더워지면 시드는 것.
삼복 중에도 25도 이상 기온이 올라가지 않는 대관령은 천연의 목장지대인지도 모른다.
1년에 두 번 수확을 하고 3회 때는 방목을 하면서 1정보에 35t의 목초를 수확하고 있다. 이 목초는 2천5백 마리의 육우를 기르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 삼양축산은 단순히 육우를 기르는 것만이 아니다.「헤어포드」·「엥그스」·「샤로레」등 외국의 우수한 육우를 도입, 이를 한우와 교잡시켜 살코기가 많은 개량 한우를 생산하고있다.
농촌진흥청 축산시험장의 지원을 받아 74년부터 추진해 온 한우개량사업은 이제 거의 성공단계에까지 이르고 있다.
한우(♀)와「샤로레」(♂)를 교잡한「삼양 1호」는 그 체중이 한우보다 50%나 초과하고 있다.
일반 농가에서는 한우를 일을 시키지 않고 비육만 시켜도 18개월 째 체중이 2백10kg을 넘기지 못하지만 이곳에서 개량한 한우×「샤로레」는 3백20kg까지 체중을 늘렸다. 한우×「샤로레」는 기 육 율, 정육 율도 모두 순수한우보다 월등히 높다.
「샤로레」잡종의 지육 율은 61·8%로 순수 한우보다 0·9%, 살코기 율(정육 율)은 51·4%로 2·5%나 각각 높다. 수익성도 한우비육보다 5배나 된다.
삼양축산은 앞으로 1∼2년 후부터 개량 쇠고기를 연간 적어도 2천t이상 시중에 공급할 계획.
각고 5년-. 해발 6백 고지의 험준한 산을 이제 생산하고 일하는 땅으로 가꾸어 놓았다. 그러나 아직은 소득이 없다. 지금까지 18억 원을 들였지만 금년과 내년 2년 동안 4억 원을 더 들일 계획이다. 삼양축산은 축산업으로 이익을 남기겠다는 생각은 별로 없다.『대관령의 험준한 고랭지가 육우목장으로 성공한다면 충북·강원·경북도·지리산 등의 7백 고지에서도 목장이 들어서 한치의 땅도 낭비함이 없이 활용될 것이 틀림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소를 키우고 인다고 전병규 부사장은 말한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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