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없는 평화의 술」 샴페인을 팝니다"|프랑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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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아랍」 산유국들의 석유가 인상에 골탕을 먹고 있는 「프랑스」가 『우리는 대기를 오염시키지 않고 평화와 즐거움을 선물하는 액체를 판다』고 신년 벽두부터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 이채. 『순수한 「프랑스」산』『이 나라 밖에 나지 않는 고도로 정제된 원유』란 다름 아닌 「샴페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난 연말연시에 「프랑스」인들은 무려 1천만 병의 「평화의 원유」를 비웠으며 1백여개 국에서도 6백여만병을 마셨다는 것.
망년회·신년 축하회에 「펑」터뜨려 마시지 않으면 새해의 기쁨을 맛 볼 수 없다는 「샴페인」은 「프랑스」가 세계에 자랑하는 품목이지만 지금까지 수출에는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석유 구입비가 엄청나 무역적자가 계속되자 「샴페인」의 진가를 내세워 「샴페인」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칼빈」·「카를·마르크스」·「레닌」·「스탈린」·「흐루시초프」·「브레즈네프」등 「샴페인」 애찬론자도 많고 「샴페인」에 얽힌 이야기도 수 없이 많다.
「샴페인」을 신주단지 같이 모신 사람들 중에는 「히틀러」를 뺄 수 가 없다.
그는 「파리」북쪽 1백 20㎞의 유명한 「샴페인」지방에서 수만 병을 직접 실어다 승전전령이 닥칠 때마다 축배를 들었다는 전설을 남겼다. 그러나 「히틀러」는 45년 9월 20일 55회를 맞는 생일 때 단 한번 「샴페인」을 마시지 않았다는데 바로 이날 제3제국은 돌이킬 수 없는 패배를 당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치에 있어 「샴페인」은 화해를 위한 조정역을 했다고 전해진다. 「헨리」4세는 「아이」(AY)라는 새로운 포도주를 명명하면서 축배를 들었고 「마리·앙톼네트」는 그의 친구들에게 우유처럼 마시라했고 「마담·드·퐁파두르」는 『마신 후 여자의 피부를 아름답게 하는 유일한 향수』라고 했었다. 「볼테르」는 『「프랑스」에 빛나는 「이미지」를 심어준 문명주』라는 판정을 내렸으며 「발자크」에서 「헤밍웨이」에 이르기까지 『장미의 샘물』 『장수의 만병통치수』로 찬양되기도 했다. 영국의 「에드워드」7세는 「파리」 주재 대사관에서 외교 행낭편에 10∼20병씩 보낸 것을 상음했다는 「에피소드」를 남겼다.
물론 「속죄의 술」이란 비난도 없지 않았으나 현대의학이 환자들에게 혈액순환에 좋다고 이 술을 권하고 있는 것을 보면 분명코 건강을 해치는 우리 나라의 「카바이드」 막걸리나 화학주보다는 유익할 것 같다.
포도로 만든 순곡주인 「샴페인」은 얼음 채운 물에 20분간 담갔다가 섭씨 6∼9도의 상태에서 마셔야 효과 1백%. 더욱 작년은 유례없는 가뭄으로 포도가 잘 영글어 76년 산은 사상최고의 「샴페인」으로 평가, 「런던」 「워싱턴」 「모스크바」등에서 비행기와 열차로 실어가 벌써부터 「파리」에서는 동이 나 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이 술 때문에 작년에 40억 적자를 낸 「프랑스」가 흑자를 보기는 힘들지만 포도주와 아울러 「샴페인」산업은 이 나라의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된 것 같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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