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권위 되찾은 「프랑스」 양대 문학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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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76년도 「콩쿠르」상은 29세의 교수 작가 「파트리크·그렝빌」의 『타오르는 불길』에 돌아갔고 또 「르노도」상은 「앙리·미셸」의 『맹목적인 사랑』에 수여됐다.
작년 「콩쿠르」상은 「에밀·아자르」란 정체 불명의 작가에게 수여됐다가 작가의 진부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과 화제를 뿌렸으나 금년에는 「최고의 소설」로 「파리」의 여론이 평가한 『타오르는 불꽃』에 수여함으로써 실추된 권위를 되찾은 셈. 「앙드레·말로」 「시몬·드·보봐르」 등 세계적인 문학 거장들이 수상한 전통을 지녀 이번 수상작도 불문학사에 찬란한 별을 추가시킬 것이다.
「사르루르빌」 고교의 문학 교수인 「그렝빌」은 『모피』 『숲의 가장자리』 『심연』 등을 발표하면서 서정적인 문체와 신비주의적 자전으로 「베스트 셀러」가 됐으며 제2의「앙리·드·몽테롤랑」으로 지칭되어 왔었다. 이번 수상작은 성격에의 탐구나 심리의 분석이 아니라 중부 「아프리카」의 광막한 원시림 속에서 생활하는 인간의 신비와 그 상징적 의미를 묘사하고 있다.
주인공을 「우간다」의 독재자 「아민」으로 삼았다는 평에 대해서 『그것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정치 소설이란 평을 듣는다. 비록 「아프리카」의 독재자를 그렸다해도 일종의 현대적 영웅에 오히려 애착심을 지닌 것 같다.
『금지 당할 때까지 자유를 누리기 위한 대지는 「아프리카」 밖에 없었다.』 그래서 작가는 『왜소한 「유럽」의 숲 대신에』 검은 대륙의 「타오르는 불길」 같은 원시림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서구의 전통과 문명, 또 가치관을 밑바닥부터 비판한 이 작품은 「콩쿠르」상을 수상해 당장 「베스트셀러」가 될 것을 기약 받은 셈이다.
예술성보다는 대중을 위주로 하는 「르노도」상 수상작 『맹목적인 사랑』도 철학 교수에 의해 쓰여졌다.
「앙리·미셸」 교수는 『현실의 철학』 『경제의 철학』 등 「카를·마르크스」 연구서를 최근에 출판, 유명해진 작가다. 『맹목적인 사랑』은 학생 소요로 인한 대학의 위기를 통해 서구 문명의 몰락을 예언하는 주제로서 철학적 명상의 소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20여년 전 『청년 장교』를 발표한 이후 제2작으로 영광을 차지한 이 철학 교수는 『그의 작품은 마치 한 젊은 혁명가가 그랬던 것 같이 (혁명을 꿈꾸는 대학생이 주인공) 바보는 어디까지나 바보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이해시켜 준다』는 「피가로」지의 평을 들었다. <파리=주섭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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