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케인즈 이론|이형순 <경제학·성균관대 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최근 후「케인즈」파라고 하면 『신고전파 종합의 「케인즈」 경제학을 신봉하는 미국의 「케인지언」을 「케인즈」의 서자로 보는 영국의 「케인지인」』을 말한다. 「로빈슨」 여사를 비롯해 「칼도아」「파시니티」등 기타 일단의 젊은 학자들을 들 수 있다. 1936년 「케인즈」는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를 피력했었다. 그러나 2차 대전 이후 사상 유례없는 성장을 기록하게 되자 신고전파 종합의 「케인즈」파 경제학이 미국에서 「케인즈」 경제학의 주류를 형성했다.
그러나 다시 70년대에 들어와서 국제 통화 위기와 IMF체제의 동요를 계기로 세계 경제는 급격히 변동하고 있다. 더우기 「케인즈」파 경제학은 ①불경기 속의 「인플레」 ②부익부빈익빈의 문제 ③경제 성장과 「에너지」 위기 ④공해와 진보의 갈등 ⑤정부 역할의 증대 등 당면 과제들을 해결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마침내는 「케인즈」파 경제학의 경제 정책이 그 한계점을 노출하게 됐다.
이러한 경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후「케인즈」파는 우선 정통 「케인즈」파 경제학이 기초하고 있는 신고전파의 기본형에 비판을 가하고 「케인즈」 경제학을 신「리카르도」의 이론적 테두리 속에서 해석, 성장 과정에서 분배 이론을 강조했다..
원래 「케인즈」파 경제학은 시장의 완전 정보·균형의 순간성을 가정한 무시간·무공간의 논리적 형식주의의 한계 속에서 정태적 이론을 전제, 「왈라스」의 균형 세계 (이상적 상태)에 비춰 「케인즈」 경제학을 해석한 것이다. 한편 60년대에 성장 경제학의 선구를 장식한 「신고전파의 성장 이론」도 이러한 균형 세계에 기초를 두고 「일한 만큼의 대가」를 받는다는 한계 생산력설의 분배 이론이 중심이 되어 있다.
그러나 후「케인즈」파들은 우선 「왈라스」의 균형 세계를 부정한다. 특히 「케임브리지」파의 성장 이론에서는 임금 소득 계층과 이윤 소득 계층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분배율을 기업가의 「축적 정신」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고 「케인즈」류의 거시적 분배 이론을 제시하고 있다. 「로빈슨」 여사에 따르면 『「케인즈」 경제학이란 인간 생활이 역사적 시간을 통해서 이루어지며 돌이킬 수 없는 과거와 불확실성의 미래 사이에 끊임없이 움직이는 순간에서 인간은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인식시킨데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요컨대 두 학파의 대결이야말로 앞으로 현대 경제학의 논점으로 남게 될 것이 분명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