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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을 맛있게 담그려면>(3)|동치미|김병설씨 (요리 연구가)의 조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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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가슴이 찡하도록 자꾸 시원한 동치미의 맛은 빼놓을 수 없는 한겨울의 미각이다. 북쪽 지방 (함경·평안도 등)이 고향으로 한겨울 동치미 국물에만 메밀국수를 밤참으로 먹고 자란 세대에는 특히 못 잊어하는 계절의 별미다.
요리 연구가 김병설씨 (전 숙대 교수)로부터 맛있는 동치미 담그는 법을 들었다.
차고 시원하며 담박한 맛을 그 특징으로 하는 동치미는 무엇보다도 국물이 맑아야한다.
우선 맛있는 동치미를 담그려면 좋은 무우를 고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무우는 털이 많지 않아 몸매가 매끄럽고 너무 크지 않은 것으로 몸이 단단한 재래종을 고른다. 먹어 봐서 단맛과 매운맛이 적당히 조화를 이룬 것으로 무 끝에 달린 푸른 잎이 싱싱한 것일수록 좋다. 지나친 양념은 동치미 국물이 탁해지고 쉬이 군내가 나는 원인이 된다.
동치미의 무우와 양념의 맛있는 배합 비율은 무우 10개, 배추 1통, 쪽파 10뿌리, 풋고추 20개, 생강 5톨, 마늘 1통, 배 2개, 유자 2개, 청각 약간, 미나리 1단 등.

<조리법> ①무우는 깨끗이 손질하여 한개씩 잡고 소금에 굴려 큰 독에 차곡차곡 쌓아 3일간 절인다. ②배추는 반을 갈라 소금을 뿌려 절이고 소금물에 삭인 풋고추도 따로 준비한다.
③쪽파는 다듬어 길이대로 준비하고 갓도 다듬어 손으로 뜯고 미나리는 4cm길이로 잘라 놓는다. ④마늘은 납작납작 썰고 생강은 굵게 채친 후 두 종류 모두 베 헝겊 주머니에 넣어 준비한다. ⑤독을 땅에 묻고 절인 무를 켜켜로 쌓으며 군데군데 파·갓·미나리·실고추를 적당히 사이사이에 끼워가며 독을 채운다. ⑥베 헝겊 속에 든 생강과 마늘도 넣고 싱싱한 배와 유자를 넣어 풍미를 살린다. ⑦끓는 물에 소금을 탄 후 다시 끓여 준비한 국물을 체에 밭아 차게 식힌 후 국물을 무우가 잠기도록 붓는다.
생강과 마늘은 반드시 베주머니에 넣어 독속에 넣어야 국물이 탁해지지 않는다. 동치미국의 염도는 1∼2%가 적당하다.
동치미가 익어서 맛이들면 무우는 적당한 크기로 썰고 배와 유자는 채친 후 조금씩 겯들이고 파와 갓도 함께 담아 동치미 국물을 부어 상에 올린다. 국물에 흰 꿀을 타서 단맛을 내면 더욱 좋다.
▲평안군·함경도 지방
간은 심심하게, 황주 근처에서는 흔한 사과를 반쯤 갈라 넣는다. 동치미 국물은 주로 냉면을 말아먹는데 쓰인다. 그러나 기후 관계로 서울지방에서는 좀처럼 차고 시원한 배 쪽 동치미 맛을 살릴 수 없다.
▲전라도
맛의 사치가 대단한 전라도 동치미는 통배와 유자를 넣어 풍미를 살렸고 생밤도 함께 넣었다. <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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