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vs 안드로이드, 게임 앱 유치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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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애플과 구글이 이번엔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에서 맞붙었다. 인기 게임 앱을 자사 앱스토어에서만 먼저 팔도록 하는 콘텐트 독점 경쟁이다. 대가는 해당 앱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해 주는 마케팅 지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모바일 시장의 지배권을 놓고 벌이는 애플과 구글의 오랜 결투가 가장 수익성 높은 앱 장르인 비디오게임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과 구글이 게임 확보에 목을 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와 앱 애니 공동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 앱 구입액은 약 160억 달러(약 16조6000억원)다. 그중 70% 이상이 비디오게임이다. 구미가 당기기는 게임업체도 마찬가지다. 앱스토어 어디에 자리를 잡느냐에 따라 게임 다운로드 건수가 10배까지 차이가 난다.

 게임 앱 선점은 오랫동안 애플의 전유물이었다. 애플이 손을 내밀었고, 게임업체들은 개발이 편한 애플의 iOS를 선호했다. 좀비 서바이벌 전략 게임 후속편인 ‘플랜츠 vs 좀비 2’가 좋은 사례다. 제품은 지난해 8월 출시 후 2개월 동안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팔았다. 나중에 구글의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에서도 게임 구매가 가능해졌지만, 이미 많은 사용자가 아이폰으로 옮겨간 뒤였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변하고 있다. 게임업체들엔 구글 앱스토어의 큰 시장이 최대 매력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80%가 구글 소프트웨어를 채택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에서 게임 개발도 점점 편리해지고 있다. 인기 레이싱 게임 ‘아스팔트’ 개발 업체인 프랑스 게임로프트는 최근 애플과 독점 판매를 논의하다 접었다. 대신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동시 출시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게임 인사이트’는 게임 안에서 안드로이드 로봇 마스코트처럼 생긴 아이템에 대해 할인 판매 혜택을 제공하고, 구글 앱스토어에서 더 좋은 위치를 배정받았다.

 애플과 구글의 대결 수위는 최근 심상치 않다. 애플이 삼성전자에 제기한 20억 달러 규모의 특허소송전에서 구글은 삼성과 연합전선을 구축해 애플에 맞서고 있다. 애플은 최근 야후의 구애를 받고 있다. 애플 간부들은 야후의 최고경영진과 비밀리에 만나 애플 모바일 기기에 탑재된 검색엔진을 야후 제품으로 교체하라는 제안을 들었다. 현재 애플의 검색엔진은 구글 제품이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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