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독 북괴 대통령이 밀수거점|서독 「디·벨트」지서 폭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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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괴 외교관의 밀수사건은 동독의 북괴대사관을 거점으로 저질러진 것이며 이 사건을 계기로 북구국가들은 물론, 서독을 비롯한 북대서양 조약기구의 정보기관들이 북괴의 밀수 및 첩보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서독의 유력 일간지인 「디·벨트」지가 21일 1면에 크게 보도했다. 이 신문에 의하면 동「베를린」에 있는 북괴대사관은 밀수뿐 아니라 북괴간첩활동의 거점이며 그 총책임자는 대좌의 계급을 가진 김학철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 기사를 간추린 것이다.
동「베를린」 「칼스흐르스트」가에 있는 대사관을 통해 북괴는 마약·담배·술 및 무기의 암거래를 해왔다. 이 대사관에서 무관인 대주 김학철이 「유럽」 내의 북괴밀수 및 첩보망을 지휘하고 있다.
최근 「스칸디나바아」에서의 북괴밀수조직 적발과 함께 북구4국은 물론 서독을 포함한 「나토」국가의 대간첩정보기관들이 조사에 나서고 있다. 이 조사결과 북괴의 군사기밀을 탐지하기 위한 활동의 방법과 규모가 밝혀지고. 있는데 외교관의 탈을 쓴 밀수조직의 총본부는 동독의 북괴대사관이라는게 드러났다.
동서 「베를린」의 통과지점인 「프리드리히」가에는 매일 4∼8대의 외교관 「넘버」를 붙인 북괴의 승용차가 왕래하고 있다. 「베를린」에서는 서방정보기관이나 서독세관직원이 외교관을 조사할 수 없으므로 오래 전부터 그들의 활동을 감시해왔을 뿐이다. 동「베를린」의 활동책은 이라는 인믈이다.
김학철에 대해서는 서독첩보기관에 그의 활동에 관한 많은 기록이 보관되어있다. 이에 따르면 김은 서「베를린」·「본」·「브뤼셀」·「오슬로」·「스톡홀름」·「코펜하겐」과 「빈」 암시장의 관리책으로서 지난 여러 해 동안 비약적인 거래실적을 올렸다.
김은 또 서독의 주력기인 「스타·파이터」 및 「팬텀」기의 장비 및 통신장치에 대한 정보를 캐내고자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최신예 「탱크」인 「레오파드」에서부터 서독군의 초「미니」 수류탄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서독의 첩자에게 지령해왔다.
김은 공산진영에 판매가 금지된 특수 망원경이나 계산기·「컴퓨터」 등을 제공하면 수백만「파운드」를 주겠다고 서방의 상인들을 유혹하기도 했는데 「하노버」·「함부르크」·서「베를린」·「뒤셀도르프」박람회가 그들의 접촉기회였다.
이러한 거래를 할 때 북괴는 소련의 비밀경찰인 KGB, 군정보기관인 GRU, 또는 동독비밀경찰의 청부역할을 맡기도 했다는 사실이 서독정보부에 의해 밝혀져 있다. 【프랑크푸르트=엄효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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