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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이색개발·혁신 영농을 위한 「시리즈」|축산개발이 시급하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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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우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축산업은 실질적으로 조국 광복 이후에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의 양계·양돈·낙농· 비육우 분야의 발전된 모습을 돌아볼 때 지난 30년 동안에 이만큼 성장한 산업분야는 드물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능력이 우수한 육용계· 산란켸· 돼지· 젖소 등의 품종이 우리나라에서도 개발되어 누구나 살수 있게 되었다. 비록 원료 사료의 일부를 여전히 도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질양의 배합사료가 생산 공급되고 있는 것도 매우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다. 지난 10여년, 특히 우리나라 모든 분야의 축산업은 많은 시련을 극복하면서 착실히 발전해 왔다.
국민의 소득이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고기·계란·우유같은 축산물의 소비도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 10여년 동안의 우리나라 국민 1인당 1년간 축산물 소비 증가 추세를 보면 육류가 4·8kg에서 (62년) 9·4kg으로 (74년) 약 2배, 계란이 1·9kg에서 4·8kg으로 2·5배, 우유가 0·15kg에서 3·83kg으로 26배나 늘어났다. 우리나라 축산업은 그 동안 이렇게 급격히 늘어나는 축산물 수요를 능히 충당하고 오히려 지난 몇 년 동안 일본으로 돼지고기를 연간 2천만∼3천만「달러」어치씩을 수출하는 정도의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 이르러 소득 증대로 인한 국민의 자연적인 쇠고기 소비량 증가이외에 일부 도시민의 생활개선(술집 대신에 불고기집 찾는 것과 같은)과 늘어만 가는 외국 관광객에 의한 쇠고기 소비량 증대등으로 인하여 급기야는 쇠고기 파동을 몰고 왔고 오히려 쇠고기를 수입하는 괴로운 입장에 서게 된 것을 통탄스럽게 생각하는 바이다.
축산업은 발전하고 있지만 상당량의 사료를 외국으로부터 도입해야하고 일부 축산물도 수입해야 하는 오늘의 우리 축산업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 참으로 중요한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우리나라 축산업의 개발 방향을 간단히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사료의 안정적 공급을 위하여 의화의 사용이 고통스런 일일지라드 사료 도입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쇠고기·우유·계란을 수입하는 것보다는 더 바람직스런 일이기 때문이다.
둘째, 아직도 농작물 생산을 위해 이용되고 있지 않은 광대한 산야지를 개발하여 그런 곳에 축산을 도입해야 한다. 우리나라엔 아직도 축산업을 할 만한 산야지는 얼마든지 있는 것으로 안다. 국토의 50%정드까지는 개발·이용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국가나 개인의 투자가 절실히 요청된다.
셋째, 우수한 종계·종돈·종우의 생산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벼·보리·감자 등의 종자생산을 철저히 하듯이 종축의 생산 보급에도 신경을 써야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대규모로 종계나 종돈을 생산하고 있는 개인 농장의 임무는 매우 중차대한 것이다.
네째, 앞으로는 닭보다는 돼지, 돼지보다는 젖소와 고깃소 사육에 더 많은 비중을 둬야 한다. 이미 양계·양돈 분야는 궤도에 올랐고 앞으로는 우유와 쇠고기가 항상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많을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야산을 개간하는 일도 어렵고 사료를 도입하면서까지 축산업을 장려하는 일도 힘겨운 일이지만 우리는 축산업을 밀고 가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2세를 튼튼하고 씩씩하게 키우려면 고기·우유·계란을 반드시 먹여야 하고 이러한 일은 오늘 우리가 하고 있는 어떤 일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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