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나무심기 시민 참여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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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새 정부가 '국민 참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자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들이 나무심기를 시민 주도로 추진키로 했다.

참가하는 시민들에게 나무.꽃 등을 나눠주는가 하면 학생들에게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해 주는 지자체도 있다.

산림청은 지난해보다 6백만그루(12.5%)가 많은 5천4백만그루를 심는 내용의 올해 나무심기 추진 지침을 마련, 최근 시.도에 내려 보냈다.

이 지침에는 "올해부터는 공무원이나 관변단체 회원 등의 동원은 최대한 억제하고 일반 시민 위주로 나무를 심어 달라"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를 위해 산림청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4월 초까지 전국 1백30여곳에서 40여만명에게 각종 나무 1백여만그루와 나무 이름표.만화책을 무료로 나눠준다. 자기 땅이 없는 사람을 위해 나무를 심을 만한 빈 땅도 1백50여곳에 마련해 놓았다.

행사에 참가하려면 산림청 홈페이지(www.foa.go.kr)를 참조한 뒤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달라진 지방자치단체 식목행사=대전시는 올해부터 공무원이나 학생 강제 동원을 없애기로 했다. 대신 지난 25일까지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한 식목일 행사 참가자 1천3백여명에게 행사 당일 5천그루의 나무와 꽃을 참가자들에게 무료로 나눠 줄 방침이다.

전의수(全義秀) 환경녹지국장은 "그 동안 공무원이나 기관 위주로 행사를 진행하다 보니 일부 시민들 사이에 '식목일은 노는 날'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잡았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행사 방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올해 식목일 행사 참가 예정자 5백여명 중 공무원은 1백50명여만 참가하도록 하는 등 공무원 동원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지난 2000년부터 행사에 참가하는 중.고교생들에게 봉사활동 확인서를 발급,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가를 유도하고 있다.

2001년부터 인터넷과 생활정보지를 통해 식목행사 참가자를 공모해 온 충북도의 경우 신청자가 첫 해 5백여명에서 지난해엔 목표 인원보다 5백명이 많은 1천5백여명에 달했으며 올해도 이미 1천여명이 신청했다.

김광중 충북도 산림과장은 "공무원을 동원하는 식목일 행사는 의미가 없다는 판단에서 공모제로 바꾼 결과로,특히 아파트 주민들의 호응이 높다"며 "공무원들은 산불 발생에 대비할 수 있어 인력 운용의 효율성이 높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강서구 지사동 풍산산 일대 산불피해 지역 6천여평에서 올해 식목일 행사를 갖기로 하고 지난 20일까지 행사에 참가할 시민 4백여명을 선착순 모집했다. 참가자들에게는 버스 교통편과 점심 도시락.기념품 등을 제공한다.

시는 또 29일 오전 10시 시청 앞 등 대광장에서 '생명의 나무 나눠주기 푸른장터'를 열어 매실.감나무.자두 등 유실수 1만2천여그루와 꽃씨 1만2천봉지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대구시는 1997년부터 매년 나무 1백만 그루를 심는 '푸른 대구 가꾸기 운동'을 벌인 결과 여름철 최고 기온이 낮아지는 등 효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는 민간단체인 '대구사랑시민회'를 중심으로 라일락 등 향기 나는 나무와 담쟁이 덩굴을 중점적으로 심는다.

전북도도 행사 참가자 6백명 중 2백명을 일반 시민으로 채우기로 하고 최근 도청 홈페이지에 공고문을 냈다. 전주.군산 등 전북도 내 14개 시.군도 올해는 시.군별로 행사 참가 인원(3백명 안팎)의 3분의 1 정도를 일반 시민으로 채울 계획이다.

제주도는 제주시 용강동 60만평의 생태숲 예정지에서 3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식목 행사를 갖기로 하고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당일 심을 나무 5천그루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나무를 구입하려면=산림조합중앙회(www.nfcf.or.kr)는 나무 심는 철을 맞아 31일부터 4월 30일까지 전국 1백51곳에서 나무시장을 운영한다.

서울의 경우 서초구 양재동 화훼단지(02-3461-0211), 강동구 상일동 화훼단지(02-426-4436), 은평구 진관외동(02-359-1160) 등 세 곳이다.

지방에선 시.도청 소재지나 시.군 산림조합에서 나무.꽃 1백50여종과 잔디.비료 등을 시중보다 20% 정도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최준호.서형식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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