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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지방사립대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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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연대·고대·이대 등 서울의 사대들이 70∼90년의 전통이 있는 반면 지방 사립 대학은 근년에야 설립되었다. 해방과 함께 30년 정도의 전통을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역사가 짧은 것에 비해 지방 국립대보다는 현저하게 장서의 수가 많고 도서구입비도 지방 국립대의 2∼3배 정도다.
지방 사립대중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한 곳은 24만 권을 가지고 있는 영남대. 67년 대구대와 청구대가 영남대로 통합되기 전까지만 해도 소장도서가 10만 권에 불과했으나 통합된 후 14만 권이 증가됐다. 이제 2천 권 정도만 채우면 기준량(과 당 5천 권)에 이른다. 이런 수준은 서울의 웬만한 사립대를 능가하는 숫자다. ,
종합대학 중 가장 적은 도서를 가지고 이는 곳은 이리 원광대로 11만4천 권. 기준량보다6천 권이 부족하다. 그러나 도서 기준량에서 가장 부족한 대학은 부산 동아대(16만 권)로 무려 5만 권이나 미달해 있다.
단과대학은 강릉 관동대가 5만5천 권으로 가장 많고 기준보유량을 넘고있다.
그러나 최근 설립된 수원의 아주 공대나 울산공대는 도서수도 적을 뿐만 아니라 기준에서도 6천∼1만5천 권이 부족, 보완이 시급하다.
이 같이 대부분의 대학이 기준도서 보유에 미달하나 사립이기 때문에 학교의 설립목적에 따라 특색 있는 장서의 구성을 보이고있다.
가장 큰 특징을 보이는 학교는 이공계통의 학과가 초기부터 설치됐던 대학. 인하대의 경우 전체도서의 3분의2 정도(9만8천 권)가 공학계통의 자연과학 서다. 아주 공대와 울산공대도 45%, 67%가 각각 기술과학도서다. 이중 울산공대는 지역적인 특수성 때문에 공업단지내의 전문기술자들에게도 개방, 공업전문서적을 대출하는 등 지역사회 도서관 역할도 겸하고 있다.
한편 원불교계통의 종립학교인 원광대는 종교서적이 다른 대학의 2배가 넘는 1만2천 권을 가지고있다(서울대는5천2백 권)대부분 불교관계서적으로 이조·일제 때의 고서와 중·태·인·일 등의 불경과 불서가 고루 갖춰져 있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최근 지방대학 중 가장 큰 대학으로 부상한 영남대는 동빈 김상기 박사의 문고를 비롯해 3만여 권의 고서 희귀본을 가지고 있다. 사회과학계통의 서적이4분의1(6만 권)로 가장 많다. 조선대와 관동대는 지방대학으로서의 특징을 살리기 위해 지방문학과 지방민속에 관계되는 자료를 중점적으로 수집해 놓고있다.
관동대의 경우 강릉 단오제(중요 무형문화재13호)의 관노가면극을 비롯한 5∼6점의 지방 민속자료를「필름」으로 보관하고 있다. 특히 관동대는 이들 민속자료를 연구하게 될 민속관을 2년 내로 건립, 지방문화의 전승, 발전역할을 할 예정이다. 조선대도 문학(보유도서3만 권)을 중심으로 호남문단의 중심세력을 이루는 점이 특징이다.
이같이 지방사대가 비교적 특색을 갖출 수 있게된 가장 큰 동기는 지방 국립대의 2배가 넘는 도서구입비 때문이다. 대구지방에서 국립인 경북대가 2천7백만원인데 비해 사립인 영남대는 3천8백만원, 부산대가2천7백만원인데 비해 동아대는 3천5백만원 등으로 대부분의 사립대가 국립대 보다 많은 도서구입비를 책정하고 있다. 도서관규모는 종합대학이 안정된 크기를 확보하고 있으나 최근 설립된 단과대학은 임시 건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장소가 비좁아 새로운 건물의 설립을 계획(아주·울산공대)하고 있다. 그러나 종합대학의 경우도 건물만 있을 뿐 학술정보「센터」의 실제적인 구실을 못하는 곳이 많다.
대부분의 대학이 2백50종 정도의 정기간행물을 구독하고 있으나 국내외 정기간행물을 거의 망라하는 서울대나 1천6백가지 국내의 정기간행물을 받아보는 연대·고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빈약하다. 종교서적이 가장 적은 것은 국립대의 경우와 비슷한 현상. 원광대만 예술분야가 가장 적은 소장도서로 집계됐다.
한편「프랑스」정부의 지원을 받고있는 아주 공대는 매년 4백 권씩의 최신 공학관계 서적을, 관동대는「아시아」재단에서, 국내대학도서관중 유일하게 국제도서관협회에 가입돼 있는 조선대는 세계 1백50개 도서관과 자료교환을 통해 도서를 보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도서관장들은 도서구입비의 전액이 학생부담이기 때문에 만족할 만한 장서의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금년 도서구입비는 필요량의 절반 밖에 안됐다. 최소한 만족할 만한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매년 6천만원의 예산이 소요돼야한다』(울산공대 박원심 관장), 『공학계열과 인문사회계열이 조화될 수 있도록 특별예산이 필요하다』(인하대·아주 공대·울산공대 도서관장). 『정기간행물의 확보가 시급한 문제다』(동아대 등 종합대학 도서관장)등 도서관장들의 문젯점 제기를 통해서도 지방대학 당국자들은 교수와 학생들이 최소한의 자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건물 등의 외모보다 내실을 기하는 학교행정을 이룩해야 될 때다. <김지선(인천) 권혁용(강릉) 고병선(광주) 유우하(대구) 이근성(이리) 김무신(울산) 강남주(부산) 기자 공동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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