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종해·김세진 공저-미국의 정치와 사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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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저자는 『본서가 본시 교과서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체계면에서 완전하지 못하다』고 술회했다.
그러나 한 나라의 정치현상을 체계화해 파악하는데 지나치게 집착하면 단순화와 유형화는 불가피해지고 그 결과 현실정치의 기층에 흐르는 동태적 면이 소홀히 다루어지기 쉽다는 점을 감안하면 완전한 체계를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이 반드시 결점이 될 수는 없다.
특히 두 저자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정치학을 연구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사회와 정치현상을 직접 관찰해온 정치학자들이기 때문에 문헌연구에 의한 저서를 읽을 때 흔히 느끼는 딱딱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이 책의 내용을 크게 다섯가지로 구분해보면 미국 행정부(대통령직)·입법부·사법부의 구조와 기능, 미국 외교정책의 특색, 미국 정치과정에 있어서의 압력단체의 역할, 미국 대통령선거의 과정과 내막, 미국 정치문화의 특색으로 되어있다.
미국정치의 특색 중 저자들은 압력단체의 역할을 중시하고 있다. 소비자보호협회, 각종 종교단체의 행정기관에 대한 호소, 60년대를 휩쓸던 학생시위가 통계적으로 제시돼 그들이 민주주의의 정치체제를 이끌어 가는 방법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미국정치·문화의 특징을 소개한 이 책의 끝부분에는 저자의 풍부한 미국관계 통계자료를 이용, 미국 고등교육체제의 다양성·도시화문제·정치체제문제를 깊이 다루고 있다. 특히 고등교육체제는 저자들의 전공과는 직접 관계가 없으나 도서관의 장서기록 등 최신자료가 이용될만하다. 미국 건국2백주년을 맞는 해에 미국을 잘 아는 두 사람의 한국인 정치학자가 미국 정치현상을 다양하게 소개했기 때문에 정치학을 전공하는 학자보다는 미국의 정치에 관심을 갖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상회<신문학·연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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