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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범 저 한국경제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서명은 『한국경제론』(일어판)으로 되어있지만 이 책은 한국경제의 현상에 대한 단순한 분석을 다룬 것은 아니다. 오늘날 저개발국에서 일고있는 경제자립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경제개발의 방향을 경제개발의 일반론과 한국에서의 경제개발계획의 경험에 비추어서 제시하려고 한 것이라고 할수 있다.
이 책의 제1장은 경제학의 순수중립성을 부정하고 경제분석및 개발이론은 저개발제국 스스로의 입장에서 정립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제2장은 경제개발에 관한 여러 이론을 그들의 역사적 배경에 비추어서 학설사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부분이고 제3장에서 제6장까지는 한국의 경제개발계획을 역사적 배경(제3장), 이론적 기초와 「모델」(제4장) 지표와 실적(제5장), 계획의 총괄적 평가(제6장)의 순으로 다루고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끝장인 제7장은 제6장까지의 논의를 총괄하여 저개발제국의 경제개발방향을 저자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여기서 경제개발을 총체적인 사회변혁의 과정으로서의 근대화 그 자체로 보고 있으며 저개발제국에서의 근대화는 낡은 식민지유제 때문에 선진제국이 겪은 그것과는 다르게 추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그 근대화는 낡은 것의 부정 위에서는 창조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필자에 의하면 부정되어야 할 것은 식민지유제이며 창조의 과정은 자립적 국민경제구조의 실현·민족자본의 창출·민족창의의 동원·민족문화 창조의 과정이어야 하며 그것을 위한 경제발전의 제도적 「패턴」은 민족적 이해 위에서는 국가자본주의와 경제의 계획화에서 찾아져야 한다고 한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갖는 본서는 한마디로 정치 경제학적 접근의 소산물이라고 할수 있다.
그리고 본서는 신생 제민족의 독자성을 강조하고 민족경제론을 제기하고 있는 점에서 그 주된 특징을 갖고있다.
그러나 이 책은 자자가 민족간에서 강조하고있고 논리전개의 기초로 삼고있는 제 이해의 민족내부에서의 조화·통일의 문제 등의 미해결의 장을 갖고 있다. 또 민족경제론을 이론적으로 보다 정치한 것으로 만드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고려대 경제학과교수. <변형윤(경제학·서울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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