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년 대학입시의 지도지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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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77년도 대학입시「시즌」을 불과 4개월 앞둔 이때 수험생은 물론 그들의 지도교사들에게 소중한 참고서가될 두가지「가이드·라인」이 제시되었다.
그 하나는 2일 발매된「학생중앙」9월 호가 특별부록으로 펴낸 전국 82개 대학 (교육대 제외)1천2백59개학과의 76년도 신입생 예비고사성적 평균점 일람표이고, 다른 하나는 최근 속리산 전국대학교무처장회의에서 시달된 문교부의 이른바「논문형 입시문제출제권장소식이다(본지4·5면 참조).
전자는 고교입학자 추첨배정제도의 실시이후, 최초의 대학 진학자가 될 올해 고교졸업반 학생들의 지망대학 또는 지망학과선택에 있어 유일하고 거의 절대적인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귀중한 정보라 하겠고, 후자는 내년도 입시문제의 출제방향을 어림잡을 수 있게 해주었다는데 역시 소중한 지도지침이 됨직하다.
지능계수(IQ)와 학력이 대체로 고른 학생들을 받아들여 안정된 대학 진학지도를 할 수 있던 종래와는 달리, 올해 고교졸업반의 진학지도에 있어서는 그 기준이 될 전국적인 학력비교척도가 없어 한결같이 큰 고충을 느껴왔다는 소식이다. 이 점에서 전기한 대학별·학과(계열)별 성적평균일람표는 거의 유일한 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수험생들은 오는 11월의 예비고시성적을 이 기준과 대비함으로써 각기 자신의 합격가능성을 어느 정도 정확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나, 특히 주의해야할 것은 다음 몇 가지라 생각된다. 즉 재수생의 누적현상이 해마다 심화하고 있어 77년도에도 대학 낙방 생의 수효는 적어도 10만 명이 넘을 것이므로 무리한 대학·학과선택은 삼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또 전반적으로 합격자의 예시성적평균이 해마다 향상추세에 있을 뿐 아니라, 서울과 지방 또는 국공립·사립 할 것 없이 사회과학계·의약·공학 계 등 이른바 인기학과 입학자들의 평균성적이 2백50점(백점 만점기준 73.5점) 대의 높은 , 수준을 시현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할 사항이라 하겠다.
다음, 내년도 입시부터는 지식의 응용능력과 정확한 사고 및 표현능력을「테스트」하는 문제들이 최소한 30%이상을 차지하게 되리라는 시사도 매우 중요하다.
이에 따라 종래의 선다형 ○×식 문제보다는 수험생들이 직접 대답을 주관적으로 작성토록 요구하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어「주어와 동사의 일치」·「시제의 정확도」등을 요구하게 된 것은 매우 중요한 변화임을 알아야 하겠다.
이 같은 경향은 본지에서 조언을 해준 관계교수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듯이 국어·영어·사회생활·수학 등 전 고사과목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날 것이므로 종래와 같은 암기 위주의 공부나『요행을 바라고 점찍는』식의 안이한 답안작성 자세로써는 합격될 가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모든 지식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그 지식에 입각하여 스스로 응용하고 실천에 옮기는 태도를 가르치는 것이 고교 교육의 일반목적임을 상기할 매, 내년도 대학입시에서의 이 같은 출제경향의 제시는 분명히 고교교육 전반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이라 하겠으나 그러한 출제방향이 입시문제로 구체화되는 과점에 있어 어느 만큼 출제 및 평가기술면에서 세련될 수 있겠는가가 주목된다 아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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