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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중 산업활동 동향] 실물경기 급속 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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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피부로 느끼는 경기가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다. 경기를 지탱해왔던 소비가 5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고,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설비투자가 1, 2월 연속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각종 경기 지수는 앞으로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예고하고 있다.

통계청은 28일 이런 내용의 '2월 중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했다. 또 기업은행 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올해 설비투자를 지난해보다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소비 위축=2월 중 도.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감소했다. 도.소매 판매가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에서 벗어나기 전인 1998년 12월(-3.6%) 이후 50개월 만에 처음이다.

특히 백화점 판매가 13.7%, 대형 할인점 판매가 12.4% 줄어드는 등 소매시장이 얼어붙었다. 소비 급감은 출하 부진으로 이어져 내수용 소비재 출하도 감소세(-2.3%)로 돌아섰다.

통계청은 설 연휴가 지난해는 2월이었던 반면 올해는 1, 2월에 걸쳐 있었던 것이 소비 부진의 한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지만 실물경기 침체가 보다 근본적인 이유로 보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조업일수가 늘어 생산은 10.2% 증가했다. 반도체(27.9%)와 자동차(25.5%)의 증가폭이 컸다.

◆설비투자 부진=기업은행이 최근 중소기업 2천64개 업체를 표본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3.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공장용지 투자는 46.6%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들이 투자계획을 줄여잡는 데는 이라크전과 북핵 문제 등 대외 불안요인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국내 경기마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들의 생산활동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은행이 조사한 2월 중소제조업 생산지수는 지난달에 비해 2.9% 줄어들어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조사에서도 2월 중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했다.

◆향후 경기 악화 예고=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5포인트 감소했다. 순환변동치가 전달보다 줄어든 것은 7개월 만으로 경기가 나쁜 쪽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다.

특히 대략 13개월 뒤의 경기 상황을 예측케 해주는 선행종합지수 전년 동월비는 전달보다 1.1%포인트 감소해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홍병기.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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