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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은 우리가 지킨다>(3)그날의 원한 되씹으며「초전 박살」의 결의 굳히는 제7259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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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부전선=이순동 기자】25일은 6·25 26돌 후방 국민의 절대적인 지원을 받는 우리국군은 6·25 당시의 일제소총 등 원시적인 장비에서 현대장비를 갖춘 막강의 대군으로 성장, 오늘도 조국수호의 임무를 다하고 있다.
소련제T34「탱크」2백50여 대에 의해 결정적 패배를 맛본 국군은 이제 최신예「탱크」인 M48A2C 등 막강한 기갑부대를 갖추고 그날의 원한을 갚으려는 의지로 실전훈련에 여념이 없다.
초여름의 따가운 햇볕이 무색할 정도로 한기마저 느껴지는 동부 전선의 제7259부대-.
「펀치·볼」등 그날의 격전장을 안고 해발 1천m의 험준한 산악 속에 묻혀 훈련에 여념이 없다.
『당백』의 우렁찬 구호가 귀청을 때리며 오가는 장·사병의『때려잡자 김일성』『무찌르자 북괴군』의「멸공구호」속에는 혼자서 북괴군 1백명을 물리칠 수 있다는 기개가 넘쳐 있다.
『국군은 이제·승공·반공의 개념을 이미 버리고 궁극의 목표인 공산당을 없애기 위해 멸공 구호를 사용하고 있다』고 대대장 원규호 중령은 자신 있게 말했다.
조종수 김창수 상병(23·충남 당진)의 손이 재빠르게 움직이면서「마스터·스위치」와「마크네트·스위치」가 시동위치에 옮겨지자 50t의 거대한「탱크」가 활동을 시작, 기계화 장비를 갖춘 적「게릴라」를 격퇴키 위한 보병과의 협동훈련이 시작됐다.
출동의 신호가 떨어져 전차장·포수·사수 등 5명이 개인장비를 갖추고 90㎜포탄·「케리바50」기관총 탄알 등 보병 1개 중대 규모의 화력을 적재하고「탱크」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 모두 ○○분-.
규정된 시간을 20여분 앞당긴 초 신속이다. 「탱크」3대를 지휘하는 소대장 조정열 중위(26·서울)는 선두에서 통신 시설로 뒤에 붙은 보병과 2호·3호를 지휘, 『3시 방향 적진지 발견』의 보고를 듣고『사격개시』를 지시하자 거대한 90㎜포가 불을 뿜고 기관총 소리가 귀를 찌른다.
적의 주진지는 그대로 격파되고 산악전에 능숙한 보병들의 함성으로 추격전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전에서「이스라엘」의 승리가 신속한 기동력의 승리임을 실감, 『적보다 먼저 보고 먼저 쏜다』는 초전 박살의 훈련으로 적을 보고 90㎜포에서 포탄이 발사된 것까지가 겨우 ○○초로 규정시간을 50%나 줄였다.
신속한 발사는 정확성을 기해야 완전한 만큼 정확한 사격술도 이들의 훈련 기본목표.
지난해 2월15일 동해 거진항 앞 바다에 북괴 50t급 무장간첩선이 출현했을 때 화진포 앞 바다까지 도주하는 적함을 발견과 동시에 지상포화가 불을 뿜어 격침시킨 것도 이 부대 장병들의 정확한 사격술을 그대로 나타낸 것.
이 부대가 창설된 것은 동란 중인 52년 말.
지금은 6·25의 비극을 겪은 사병은 찾기 어려우나 이때의 비극을 선배로부터 또는 교육으로 더 한층 되씹을 수 없는 과거로 모두가 실감하고있다.
연병장에서는 전투 중에「탱크」를 급히 보수할 때와 포탄을 나를 때의 숙련과 체력 단련을 위해 창안된「전차병 전투체력훈련」이 검게 탄 얼굴에 구리 빛 상체를 드러낸 전차병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90㎜포탄을 가볍게 들어올리던 신육천 일병(23·경북 경산)은『우리의 선배들은 육탄으로 적의「탱크」를 부숴 버린 용기가 있었다. 막강한「탱크」를 갖춘 우리가 두려울 것은 전혀 없다』고 자신에 넘쳐 있었다.
김준수 대위(29·전북 정읍)는 이영덕 상병(23·경북 칠곡)에게『북괴의 침입을 허락하면 피땀 흘려 이룩한 경제발전이 초토화된다』는 합리적인 임전무퇴의 필요성까지 강조하고 있다.
여름이면 뜨겁고 겨울이면 차가운「탱크」속이지만『지상의 왕자』인 기갑 사병 김철수 상병(25·경남 진양)은『최후의 일각까지 적을 무찌를 용기로 한치 한 뼘도 뺏기지 않겠다』고 가슴에 새기면서 하루일과를 마친다고 했다.
『가슴에 빛나는 삼각형「마크」는 육군의 자랑이다. 무적 전차병 싸우자, 이기자, 자유를 지키자, 천하를 호령할 지상의 왕자』. 전차병의 군가가 6월의 하늘아래 깊은 산에 메아리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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