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 유스팀 한국 삼총사, 경기 못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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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왼쪽부터 백승호, 이승우, 장결희.

세계 축구의 두 거인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애꿎은 한국 유망주들이 ‘출전 금지’라는 유탄을 맞았다.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 ‘라 마시아’ 소속의 백승호(17)·이승우·장결희(이상 16)가 당분간 공식 경기뿐만 아니라 컵대회 등 비공인 대회에도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라 마시아의 관계자는 8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가 한국인 선수를 포함해 구단 산하 외국인 유망주 10명에 대해 한시적으로 모든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면서 “FIFA와의 법정 싸움을 앞두고 불필요한 논란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FIFA는 2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바르셀로나에 대해 45만 스위스프랑(5억3800만원)의 벌금과 함께 향후 1년간 국내·외 선수 영입 또는 이적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유소년 선수 이적과 관련한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다. FIFA는 노동력 착취 가능성을 우려해 부모를 동반하지 않는 18세 미만 선수들의 해외 이적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FIFA 결정에 대해 항소를 준비 중이다. 해외 유망주 전원에게 학교와 숙소는 물론 부모 역할을 대신할 대리인을 제공하는 등 인권 보호에 만전을 기해왔다는 것이다. 바르셀로나는 이의 제기가 기각될 경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의뢰해 끝까지 싸울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삼총사에게 불똥이 튈 가능성이 크다. FIFA와 바르셀로나의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력 저하가 불가피하다. 유럽 내 여러 클럽에서 축구 유학 중인 유망주 대부분이 잠재적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바르셀로나 관계자는 “세계축구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가 마치 범죄처럼 왜곡돼 비춰지는 것에 대해 구단 관계자들이 황당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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