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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선거전에 또 하나의 복병 『브라운 돌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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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38세의 햇병아리 「캘리포니아」주지사 「체리·브라운』이 중반에 접어든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 뛰어 들어 「메릴랜드』 주에서 놀랍게도 「카터」후보를 위압했다. 그의 등장은 그렇지 않아도 불측의 사태의 연발로 혼란상을 빚고 있는 금년 선거에 또 하나의 변수를 몰고 왔다.
그의 등장이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그가 모든 면에서 「카터」와 비슷한 인물이며 특히 서민층과 젊은층에 강력한 지지 세력을 갖고 있어서 「카터」의 독주에 쇄기를 박을 수 있는 실력자라는 점이다. 더구나 자신이 지사로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의 등장은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는 원래 아버지 덕분에 출세한 사람이다 .그의 아버지 「테드·브라운」은 58년에 「갤리포니아」주지사를 지낸 60년대에 「험프리」에 필적하는 대 정치가였다.
아버지 덕분에 아들 「브라운」은 36세라는 나이에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고 부자인 「캘리포니아」주지사에 당선되는 행운을 얻었다.
그런데 「브라운」은 주지사에 당선되자마자 부유층에게 아주 거북한 정책만을 내세워 스스로의 「이미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그것은 시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절약하며 검소하게 살자는 구호였다. 「브라운」은 이를 일컬어 「부디스트·이코너미」측 불교적 경제학이라고 이름 붙였다. 「브라운」은 이와 같은 정책에 따라 대학 총장이나 경찰서장의 월급이 너무 많다고 자꾸 깎으려 들었고 때문에 고위 간부들의 반발이 몹시 심했다.
「브라운」의 장점은 스스로 성실하고 정직한 정치를 실천하는데 있다. 그는 1백만「달러」짜리 주지사 공관을 마다하고 한달에 2백50「달러」짜리 독신자 「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2만「달러」짜리 지사 전용의 「캐딜랙」을 타지 않고 5년전 3천「달러」짜리 고물차를 타고 다니고 있다. 5월 중순에 실시한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여론 조사에 의하면 「브라운」은 48%의 지지를 얻고 있다.
민주당의 선두 주자인 「카터」가 2위로 불과 15%의 지지밖에 못 얻고 있다.
그가 대의원수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에서 승리한다면 이것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브라운」이 대통령에 당선되리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의 출마 선언의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여기에는 두가지 해석이 있다. 하나는 막강한 실력을 보인 다음에 최소한도 부통령 후보로 지명되기를 바란다는 계산이다.
또 하나의 해석은 4년 후에 대통령에 나서기 위해서 금년은 미리 선을 보인 다음에 「브라운」이라는 「이미지」를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새겨 놓겠다는 해석이다. 【로스앤젤레스=김건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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