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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의 종반-미대통령 선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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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2월 「뉴햄프셔」에서 시작된 미대통령 선거 예선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엎치락 뒤치락이 극심하다. 예선 초반을 연승으로 장식하여 후보 지명이 확정되는가 싶던 「포드」대통령은 「노드캐럴라이너」·「텍사스」와 「인디애나」 등지에서 생각지도 않던 참패를 당하고부터는 주요 예선을 내리기만 하여 선두는 물론 후보 지명까지 빼앗길 위기를 맞았었다.
「포드」는 「미시간」에서 그 위기를 벗어났다. 「미시간」은 「포드」의 출신주라 거기서까지 「리건」에게 진다면 「포드」의 선거는 파장이라고 「포드」자신도 각오했다.
「미시간」예선 역시 민주당에 등록한 유권자라도 공화당 쪽에 투표 할 수 있기 때문에 「월리스」지지자들이 「리건」에게 몰려갈 가능성에 대해 「포드」진영은 걱정했다. 그러나 「미시간」에서 공화당 예선에 참가한 유권자 중에서 민주당에 등록한 사람은 12%뿐이었고, 그들조차도 「리건」과 「포드」의 지지비율은 2대1을 넘지 않았다. 투표 직전의 「포드」의 호소가 주효했던 것 같다.
그러나 「포드」는 위기를 넘겼다 뿐이지 지명 자체를 낙관할 처지는 아니다. 다음주에 있을 6개의 예선에서는 전반적으로 「포드」가 불리하다. 「테네시」·「아이다호」·「아칸소」에서는 패배가 확실하고 「오리건」에서만 다소 유리, 「켄터키」와 「네바다」에서는 다소 불리하다는 전망이다. 「포드」진영은 「미시간」승리가 「오리건」 「켄터키」와 「네바다」의 대세를 「포드」 에게 돌리는데 심리적인 작용 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포드」진영의 그런 기대가 실현되어도 여전히 대의원수는 「리건」이 앞선다. 그러니까 6월8일의 「캘리포니아」 예선에서 결전을 벌일 무대가 갖추어진 셈이다.
물론 「캘리포니아」는 「리건」의 고향이다. 예상대로 「캘리포니아」에서 「리건」이 이기고 「포드」가 지면 전당대회에서 아무도 1차 투표에서 지명을 받을 수 없는 사태가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포드」는 부통령 후보 선정과 정강 정책 결정에서 「리건」에게 무리한 양보를 하고서야 지명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리건」에게 무리한 양보를 한다는 것은 11월 선거에서 큰 부담을 의미한다.
민주당에서는 「카터」가 「메릴랜드」에서 「브라운」이라는 복병을 만나 만만치 않은 상처를 입었다. 「카터」가 지난주 「네브래스카」에서 「프랭크·처치」라는 예선 신참자에게 패배한데 이어서 이번에는 「메릴랜드」에서 다른 신참자 「브라운」에게 진 것을 보고 「험프리」지지자들이 다시 술렁댄다. 「험프리」진영은 「메릴랜드」예선 결과를 보고 「브라운」같은 「카리스마」적인 새로운 인물을 내세우고 당 조직으로 밀면 「카터」처지가 아직 불가능하지 않다는 해석을 내리고 「네브래스카」주와 「메릴랜드」주 예선을 선용하는 방도를 연구 중이다. 「처치」와 「브라운」은 「험프리」의 길잡이라는 「카터」의 비난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반 「카터」세력은 「펜실베이니아」 예선 이후 전략을 바꾸었다. 이제는 자기들끼리 혼전을 벌여 「카터」에게 어부지리를 주지 않고 저마다 유리한 지역을 골라 「카터」와 1대1로 대결한다. 다음주의 예선에서도 「처치」는 「아이다호」 「브라운」은 「네바다」주에서 「카터」에게 승리할 공산이 크고 「카터」는 「켄터키」와 「아칸소」 및 「테네시」 같은 남부 주에서만 이길 것으로 보인다.
반「카터」후보들끼리의 지역 분담으로 「카터」는 새로운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카터」 자신은 『내가 어떻게 모든 예선전을 다 이기느냐』고 태연하다. 7월의 전당대회까지는 1천2백여 대의원들을 확보하여 제1차 투표로 지명을 받으려는 「카터」의 대 전략은 아직은 건재하다.
그러나 예선이 서쪽으로 옮아감에 따라 「카터」가 「메릴랜드」주와 「네브래스카」주에서 당한 것 같은 패배를 계속 당하면 「캘리포니아」에서 「브라운」의 대승은 보장되고 「카터」의 지명이 반드시 확고하지는 않게 된다.
「카터」가 1차 투표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면 그는 예선에서 이기고 지명전에서는 진다는 이변이 일어 날 수도 있다. 【워싱턴=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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