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현대 신인왕 계보 잇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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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는 '신인왕 사관학교'로 불린다.

조용준(2002년)-이동학(2003년)-오재영(2004년) 등 최근 3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했을 뿐 아니라 96년 박재홍, 98년 김수경 등 모두 5명의 신인왕이 현대에서 나왔다. 95년 9월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해 창단한 현대는 96년 시즌부터 출전했다. 그러니 9시즌 중 절반이 넘는 5시즌에서 신인왕을 배출한 것이다. 특이한 사항은 5명 중 박재홍을 제외한 4명이 모두 투수라는 점이다. 유망 신인을 잘 고른 스카우트와 김시진 투수 코치의 조련술이 합쳐진 결과다.

현대는 올 시즌에도 신인왕을 노리고 있다. 4년 연속, 통산 여섯 번째 후보다.

6일 롯데와의 원정경기에서 첫 선발로 등판해 승리투수가 된 손승락(23.사진)이다. 그 역시 투수다. 손승락은 최고 시속 147㎞의 빠른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히 배합하며 롯데 타자들을 압도했다. 7이닝 동안 6피안타 2실점으로 9-2 승리를 이끌었으며 삼진도 8개를 잡았다. 개막 이후 1무2패의 초라한 성적을 거둔 지난해 챔피언 현대의 체면을 신인 투수가 세운 것이다.

영남대 시절 국가대표를 지낸 손승락은 계약금 3억5000만 원에 현대 유니폼을 입었다. 빠른 직구에 비해 변화구가 단조롭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현대 입단 이후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다듬었다.

손승락은 시범경기 3경기에 나와 12이닝 동안 7실점했으나 자책점은 2점뿐으로 방어율 1.50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삼진도 9개를 잡았다. 선발 요원인 정민태와 오재영이 부상으로 빠져 고민하고 있던 김재박 감독은 시범경기를 지켜본 후 손승락을 선발진에 포함시켰다.

2일 SK와의 개막전에 중간계투로 시험 가동한 결과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가능성을 보였고, 6일 선발로 출전해 첫 승을 안겨준 것이다.

손승락은 "올 시즌 목표는 큰 부상 없이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는 것"이라며 "1승씩 쌓다 보면 신인왕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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