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이름 때문에…' 울상 짓는 건설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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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영기자] "사명에 '신안'이 있긴 하지만, 우린 그 회사가 아닙니다."

아파트 브랜드 '신안인스빌'로 알려진 신안종합건설이 사명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전남 목포시에서 불거진 '목포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의 당사자로 오해를 받고 있어서다.

지난 2일 목포시 산정동 신안비치 3차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과 도로 80여m가 갑자기 주저앉는 사고가 일어난 것이 발단이었다. 아파트
이름에 '신안'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신안인스빌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신안종합건설에 항의 전화를 한 것이다. 두 곳 모두 '신안건설'을 약칭으로
쓰는 점도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데 한몫 했다.

하지만 목포 아파트의 시공사는 '실크밸리'란 아파트 브랜드를 갖고 있는 신안건설산업으로, 신안그룹 계열사인 신안종합건설과 아무 관계가
없다.

신안종합건설 박지훈 홍보팀장은 "'사고가 난 건설사 아니냐'는 전화만 수십통 받았다"며 "비슷한 회사 이름 때문에 기업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3일부터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A26블록에서 신안 인스빌 리베라 2차 청약을 시작해 더욱 난감해 했다. 박 팀장은 "공교롭게도
청약 전날 이런 일이 발생해 분양 결과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치진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GS건설·모아주택산업도 비슷한 사명에 '진땀'

비슷한 회사 이름 때문에 울상을 지은 건설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GS건설은 최근 '황제노역' 판결로 물의를 빚은 대주그룹의 계열사
'지에스건설' 때문에 엉뚱한 피해를 입고 있다. 지에스건설은 대주건설이 지난 2006년 경기도 용인시에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만든
페이퍼컴퍼니다.

모아주택산업도 최근 '세종시 철근 부실 공사'로 논란을 빚은 모아종합건설 때문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모아주택산업과 모아종합건설은 아파트
브랜드로 각각 '모아엘가'와 '모아미래도'를 쓰는 전혀 관계가 없는 회사다.

한때 주민 항의가 빗발치자 모아주택산업은 홈페이지에 "철근 부실 아파트와 관련 없다"는 공고를 내걸기도 했다.

건설업계에선 이들 뿐 아니라 비슷한 이름의 건설사가 많다. '래미안' 브랜드를 사용하는 삼성물산(건설부문)과 삼성중공업(건설사업부) 등
삼성그룹 계열사가 있다. 삼성건설, 삼성종합건설 등과는 전혀 무관하다. 'e-편한세상'의 대림산업 역시 대림건설과 대림종합건설, 대림개발 등과
비슷한 이름을 가졌다.

아예 똑같은 이름을 가진 회사도 있다. 상호에 '금강'이 들어간 회사는 무려 20개가 넘는다. 이 중 '금강종합건설'은 같은 이름을 가진
회사만 9개 정도가 건설협회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요자들은 청약할 때 해당 건설사의 정확한 이름과 지배주주가 누구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고, 시공능력과 아파트 브랜드,
홈페이지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낭패를 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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