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일군조직 인니 게릴라 지원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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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인도네시아」와 호주의 유력한 신문이 지난달 말 잇달아 똑같은 내용의 충격적 「뉴스」를 게재함으로써 일본외무성이 진상조사에 나섰다.
신문에 게재된 「뉴스」란 『「인도네시아」통치령 서「파푸아」에서 준동하고 있는 독립투쟁 「게릴라」를 구일본군 조직이 원격조정, 1969년이래 6천만「엥」의 자금을 원조, 무기를 조달케 하고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에는 「게릴라」를 지원하는 주체가 동경에 사는 「마쓰미야·도미오」(·56)를 중심으로 한 구 일본군조직이라고까지 밝혀져 있다. 일본 외무성에서 놀란건 당연하다. 「인도네시아」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적」인 「게릴라」를 일본국민들이 지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경우 일본과 「인도네시아」의 친선을 해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게릴라」가 준동하고 있는 지역을 정확하게 말하면 「뉴기니」도의 「인도네시아」통치지역인 「이리안자야」의 북부지역.
「이리안자야」는 「네덜란드」식민지의 일부였으나 2차대전후 독립한 「인도네시아」 가 영유권을 주장, 양국간에 군사충돌까지 있었으나 「유엔」의 조정으로 지난 65년 「인도네시아」에 귀속됐었다. 그러나 지배민족인 「인도네시아」인은 「말레」계 원주민 「파푸아」인과 종족이 달라 「마푸아」인들에 의한 독립운동이 끈질기게 계속되어 왔다. 2년전에는 서「파푸아」공화국을 결성, 약5천명의 해방군이 밀림 속에 잠입하여 정부군과 항전태세를 갖추기도 했다.
「자카르타」주재 일본대사관은 『아직 「인도네시아」정부에서 항의는 없으나 곤란한 문제 거리다. 반일운동이 일어나면 큰 일이다』는 보고와 함께 사실을 조사중이라고 전해왔다는 것이다.
우선 「구 일본군조직」의 존재여부가 흥미롭다.
일본 공안당국조사결과 「마쓰미야·도미오」는 실재 인물로 「일본·파푸아 친선협회」사무국장임이 확인되었다. 「마쓰미야」는 일본에서 직접무기를 보내지는 않았으나 자금을 보냈고 「게릴라」의 작전지도를 한 것이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2차 대전 당시 서부 「뉴기니」에 파견된 일본군 중위였던 그는 『격전지 「뉴기니」에서는 약7만 명의 일본군대가 전사했고 미군에 쫓겨 밀림으로 도주한 일본군인들을 도와준 것은 「파푸아」 인들이었기 때문에 「파푸아」독립을 지원하는 것은 전우의 영령을 위로하는 것』이라 주장할 정도로 열렬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게릴라」에게 송금한 6천만「엥」은 「뉴기니」에서 싸웠던 전우들의 모임인 호북회 회원들의 성금으로 매년 수백만「엥」씩 나누어 보냈다고 말했다. 호북회는 2차 대전 중 적도 이남에서 싸웠던 전 장병 약1만 명의 회원을 갖고 있다. 그러나「마쓰미야」와는 달리 호북회 일부회원들은 송금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릴라」원조의 진상여하에 따라서는 일본과 「인도네시아」의 외교문제까지 번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주목된다. 【동경=김경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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