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톨이에게 친구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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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교신입생들이 입학식을 가졌다. 집에서만 생활하던 어린이들이 여러친구가 모인학교에서 즐겁게 공부를 시작한다. 그러나 간혹 재미를 붙이지못하고 학교를 싫어하는 어린이들이 있다. 재학생중에도 학교생활을 두려워하는 어린이가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일선교사와 교육학자에게서 알아본다(말씀해주신분 이대 이지영교수·서울혜화국교 이미자교사·이대부속유치원장 이정환씨).

<신인생의 경우>
국민학교에 처음들어간 어린이가 학교를 싫어하는것은 우선 단체생활을 할만큼 성숙치 못한 때문일경우가 많다. 어머니를 떠나서 더 넓은 세계에 적응할만큼 심리적 여유가 되지 못한 것이다. 특히 할머니 밑에서 지나치게 보호를 받았다든지한 어린이들은 바깥세상을 두려워하고 빨리 어머니에게로 돌아가고 싶은 불안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이런 어린이들은 입학전이나 후에도 친구들과 바깥에서 노는 시간을 차차 늘려줘야한다.
입학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다가도 막상 학교에 다녀와서부터 어딘지 시들해하는 어린이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학교의 어떤부분이 어린이의 기대에 어그러졌는가 알아볼 필요가있다. 예쁜 여자선생님을 기대했는데 남자교사가 담임선생님이 되었다든지. 선생님이 자신을 아주 귀여워해 줄줄 알았는데 별로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더라든지등.
한반에 70∼80명의 학생이 같이 공부하게되는 우리 환경은 특히 그럴 가능성이 많다.
부모들은 어린이가 학교에 대해서 하는 이야기를 주의깊게 듣고 납득할만한말로 설명해줘야 한다.
『선생님은 80명학생 모두의 선생님이시니까 너희들 모두를 골고루 생각해야한다』고.
『아무개는 잘 하는데 너는 왜 못하느냐』 『꼭1등을 해야한다』고 강요해서는 안된다. 입학초 어린이들을 데리고 교실을 참관하는 학부모는 그기간을 자기의 어린이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가를 살피는 기회로 삼아야한다.

<재학생의경우>
어린이들이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려면 그 생활의 여러가지 조건이 어린이의 흥미를끌어야 한다. 어린이가 별안간 학교생활에 홍미를 잃을때는 다음 여러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건강은 어린이의 생활에 커다란 영향을미친다.
몸이 약한 어린이는 변화하는 생활에대해 흥미보다는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어린이가 별이유없이 학교를 싫어할때는 혹시 눈이 나빠지지 않는가, 특별히 아픈 곳은 없는가, 쉽게 피로하는가등을 살펴보도록한다.
둘째 친구·교사와의 대인관계를 살펴본다. 친구가없이 항상 외톨이로 지내는 어린이는 학교생활에 즐거움을 느끼기 어렵다. 이런 어린이에겐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가끔 친구들을 불러다 집에서 놀게 하는것도 좋은 방법.
세째 선생님의 꾸중을 특별히 잊지못하고 무서워하는 어린이는 부모가 교사를 찾아가 말하는것이 좋다. 『선생님이 잘못』이라는 식이 아니라 어린이가 성격이 소심하다는 것을 알려두는 것이다. 한편 가정의불화는 어린이의 학교생활에 영향을 준다는것도 알아야 한다.
네째는 학습공부에 자신이 없으면 어린이는 차차 학교가 무서워진다.
반면 부모가 성적표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어린이를 주눅들게 한다. 학습에있어서 중요한것은 올바른 사고력과 판단력이지 지식의 암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지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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