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막의 나라에서 물 수출 현대의 신화 낳은 「쿠웨이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파이프」를 꽂으면 나오라는 물은 안나오고 기름만이 치솟는 중간에서 「쿠웨이트」는 대규모 증류수공장을 세워 해갈에 성공, 물을 수출하는 사막의 나라가 됐다.
「오아시스」의 우물에서 양가축 부대에 물을 담아 당나귀에 실어 나르던 생명수시대는 벌써 지나 이제 「쿠웨이트」에선 해수를 증류시킨 인공수가 집집에서 콸콸 쏟아지고 있다.
증류수생산량은 하루6천2백만「갤런」임에 비해 소비량은 5천만「갤런」안팎. 나머지는 우리 나라 신아해운소속의 1천5백t급의 용선이 「바레인」으로 운반해 주고있어 『사막에서 물까지 수출한다』는 현대판 신화를 낳기도 했다.
증류수공장은 지난 5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준공된 일산 1천8백만「갤런」규모의 「슈와이크」공장과 남북「슈아이바」 등 모두 세 곳. 특히 일산5백만「갤런」의 시설6기를 보유하는 남「슈아이바」공장은 총규모 3천만「갤런」으로 세계최대 규모라는 사막의 나라다운 자랑이 뒤따른다.
증류수 공장이라면 하나같이 화력발전소 구내에 위치하고 있는 게 특징. 세계최대인 남 「슈아이바」공장을 찾아 나섰다가 화력발전소의 거대한 「터빈」을 보고는 『길을 잘못 찾았구나』했지만 현장 감독의 설명을 듣고는 간단히 납득할 수가 있었다.
우선 천연「개스」를 원료로 해수를 끊인 후 그 「스팀」을 「터빈」에 넣으면 화력발전이 되는 것이며 「스팀」을 냉각, 액체화시킨다면 그대로 증류수가 되어 그야말로 일석이조라 할까.
1백% 순수한 물이라면 사람의 몸에 해롭기 때문에 자연수의 풍미와 함께 소화촉진작용을 겸해 약간의 철분을 섞지만 맥주로 비유하면 「김빠진 맥주」, 물로 친다면 「물맛 빠진 물」이라는 것이 적절한 표면인지 모른다. 어느 「호텔」종업원, 물맛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한국의 물맛이 좋다기로 이보다 더 하겠느냐』면서도 한참 후에 4흡들이 한 병에 2백「쿠웨이트·필스」(한화 약2백60원)인 「베이루트」산 천연수인 「소라트」를 내놓는다.
5인가족을 예로 들어 한달간의 수도세가 4「쿠웨이트·디나르」(한화 약7천6백원)이며 전기요금이 1「쿠웨이트·디나르」(1천9백원)라는 계산을 놓고 왈가왈부 할 것 없이 산유국다운 생활비의 지출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쿠웨이트=이근량통신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