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딜·지아누」저·김윤수 역|「조각가 로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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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간이 살아가는데 인생관이 있듯이 예술가에게는 예술관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인생에 관해 아무런 지성적 반성 없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경우 그 삶에 대해 만족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명한 지성과 고매한 수양을 바탕으로 진지한 인생관을 수립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같은 인생관은 예술가에게 더욱 절실하다. 훌륭한 예술가일수록 이상적인 인생관·예술관을 갖게된다. 만약 아무런 지성적 성찰이나 목적 없이 무턱대고 손끝의 재주만으로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가 있다면 그는 장인적 기능인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로뎅」은 이같은 점에서 철저한 예술가다. 『생각하는 사람』으로 그의 작품은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지만 그의 생애와 사장에 대해 아는 사람은 적은 것 같다.
「로뎅」이 처음 예술가로서 발돋움하는 시기를『「로뎅」의 투쟁』이라고 제목 붙인 이책의 1장에서 「로뎅」의 예술관을 일별할 수 있다. 1877년에 일어난 작품 『청동시대』에 대한 반대운동부터 1916년 「로뎅」미술관의 건립 방해운동까지를 상황 묘사하면서 「로뎅」의 투쟁정신을 보여준다.
둘째 장인 『그의 생애와 작품』에서는 40개의 작품 사진을 통해 「로뎅」이 추구했던 작품세계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힘의 미학」으로 표현되는 그의 예술세계가 『설교하는 성「장·밥티스트」상』 『넘어지는 사람』『영원한 봄』 등 대표작과 함께 설명되어있다. 이밖에 일반에게 낮선 여러 가지 작품이 소개돼있다. 「아나틀·프랑스」는 「로뎅」을 가리켜 『욕설과 모욕으로 천재의 대가를 치렀으나 결국 합법적인 몫을 받은 예술가』라고 말했다.
『칼레의 시민들』 『빅토르·위고』 등 그의 걸작이 처음 제작됐을 때 강렬한 반발을 야기시켰지만 후세 사람이 이른 재평가한 것도 합법적인 몫의 대가일 것이다.
끝으로 소책자이기 때문에 목차를 만들지 않은 것 같으나 독자에게는 불편하다. 작품을 내용별로 분류해 독자에게 혼동이 가지 않도록 가지런히 했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역자는 이대 미대서양화과 교수.<백기수(미학·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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