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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여권의 새바람|공화-유정의 관계는 어떻게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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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문분야 자료수집 등>
새 얼굴 23명의 국회진출로 유정회의 「질」에 변화를 가져왔고 이는 공화당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한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그것은 새 얼굴 23명이 대부분 전직장관·현직대사·예비역장성·대학교수들이어서 활동의 중첩을 기대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유정회개편결과를 놓고 여당권에서도 『유정회가 원내활동을 주도하게 될 것 같다』는 등 유정회우위의 정치 행태를 점쳐보는 사람이 없지 않다.
설사 공화당우위원칙이 그대로 지켜진다 하더라도 적극활동을 펴야할 유정회의원들의 결의, 의원외교 등에 있어서의 충분한 인력확보, 야당과의 타협 아닌 일방 강행식 국회운영 주장 등은 공화당을 약세로 몰아 넣거나 유정회에 끌려가게 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더구나 유정회 2기에는 10대 국회 진출을 위해 지역구경합에 나설만한 「후보군」이 40여명이나 있다. 이런 배경들이 겹쳐 9대 국회후반은 여 야 대결에 여당 경쟁까지 벌이게될 가능성조차 없지 않다.

<「무언거사」안되겠다>
공화당과 유정회의 전력을 비교하면 유정회73명, 공화당68명으로 공화당이 5명 적다.
그러나 의회활동에 경험을 쌓은 다선 의원은 공화당 쪽에 많아 강점이 돼 있다.
공화당은 ▲5선=2명(백남억·박준규) ▲4선=10명 ▲3선=17명 ▲2선=22명 ▲초선=17명의분포, 유정회는 ▲5선=2명(구태회·현오봉) ▲4선=4명 ▲3선=4명 ▲2선=11명 ▲9대 초선=52명으로 초선이 압도적으로 많다(유정회중선을 초선으로 간주).
3선 이상을 보면 공화당이 29명, 유정회는 10명으로 약 3대1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전직대사·예비역장성·학자출신은 유정회 쪽이 우세한 편.
전직 장관급 이상은 공화에 정일권(총리) 장기영(기획원) 양찬우(내무) 장영순(법무) 정내혁(국방) 장형순(농림) 신현확(부흥) 문형태·장승태(체신) 정희섭(보사)·김재춘·김원태·이병주·이병희(무임소) 의원 등 14명.
유정회에도 백두진·김종필(총리) 김세련(재무) 이종빈·최영희(국방) 박동묘(농림) 고재필(보사) 박찬현·김신(교통) 신범식·윤주영(문공) 김동성(공보) 김기형(과기처) 구태회(무임소) 의원 등 14명의 동수로서 호각지세.
대사경험을 한 외교관출신은 공화당이 정일권국회의장 단1명이다. 여기에 비해 유정회에는 김신 윤주영 정일영 강문봉 김성용씨 등 10명이나 있어 의원외교의「주력부대」를 확보해놓고 있는 상태.
대학교수출신은 공화당이 이효상 백남구 박준규 신기석 민병기 문태준 강병규 최재구 이해원 김효영 의원 등 10명, 유정회가 갈봉근 강문용 구범모 김명회 박동묘 백영동 서영희 신상초 이범준 이성량 이숙종 이승윤 이정식 한태연씨 등 14명을 보유.
박사학위 소지자는 유정희 13명, 공화당4명으로 유정회가 3배 이상의 강세. 장성출신 역시 유정회 쪽이 많다. 수에 있어서도 16명 대 14명으로 유정회가 2명을 앞지르고 있고 이들이 달았던 별수도 38개대 29개다.

<「여·여 경쟁」있을지도>
공화·유정의 이런 구성분포는 원내활동에도 그대로 투영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공화당 다선 의원들이 유권자와 야당을 의식해 이른바 「정치」를 해나가려 할 것이나 신참예비역장성과 교수출신들이 타협이나 현실존중대신 직선행동이나 형식 논의를 우선시킬 것은 뻔하다.
한태연 의원(유정)은 지난1월 유정회 「세미나」에서 『유신체제에서 정당의 할 일이란 국회에서 왔다 갔다 하는 것으로 족하다』는 말을 했지만 이에 대해 이효상공화당의장서리는 『너무 가혹한 말』 이라며 『3년 임기 유정회의원과 지역구선거에서 뽑힌 공화당의원은 다르다』고 응수한다.
공화당의원들은 유권자의 지지도를 항상 염두에 두어 원내활동에서도 야당을 정면공격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 비해 유정회는 유신의 표방이 뚜렷하고 시야관계도 보다 좁고 단상·단하의 대야충돌 에 있어서도 전위를 맡는 것이 상례로 돼 왔다.
특히 대사·박사학위·대학교수들이 많은 것은 의원외교를 주도해나갈 주축으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고 볼 수 있다.
2기유정회의원가운데 외무위지망자가 20여명이나 돼 인기위가 되고 있는 것은 그 좋은 예.
9대 국회 전반에서는 유정회의원들의 원내발언이 뒤로 처지거나 그나마 잘라지는 일이 허다했으나 발언은 원내활동의 「바로미터」로 간주되어 후반에서 공화당 의원과의 발언경쟁이 양보만으로 끝날 것 같지 않은 것도 일반적인 관측.
유정회의원가운데는 벌써부터 자기 전문분야관계 자료수집을 하고 있는 이들도 있으며『무언거사노릇은 하지 않겠다』는 의원들이 대부분이다.
공화당의원들은 이젠 유정회의원들과 똑같이 임기3년을 남겨. 놓은 공동주자. 따라서 임기의 차이에서 온 「핸디캡」이 유정회의원들에게서 사라진 셈이며 유정회의원들이 뛸 때 『잘 해보라』는 식의 방관은 공화당의원들에게 통용되기 어려워질 추세다.
유정회 의원이 뛸 때 「나도 뛴다』는 공화당의원들이 다수이기 마련이고 그렇게 될 때 야당은 설자리가 더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의원외교를 주축으로>
후반기 3년의 원내활동은 79년 국회의원선거에서의 공화당공천과 연결되기 때문에 9대 국회후반에는 공화당의원의 선거구 고수와 유정회의원들의 지역구 진출성향이 표출될 가능성이 크다.
원내활동 「성적표」여하에 따라 유정회의원이 공화당공천을 받을 수도 있으며 공화당의원이 73년에서처럼 유정회로 전적할 수도 있다.
물론 9대 국회 후반기에도 유정회의원들의 연고지나들이를 통제하는 「월경금지령」이 엄격히 지켜질 것이지만 상경하는 지방유지들의 접대, 친목계, 동창회, 화수회, 장학사업, 경조사보조 등으로, 침투하는 저변조직 형성활동이 없으리란 보장은 없다.
과거 지역구 의원전력을 가졌던 유정회 2기 의원은 박찬현 최영희 김세배 고재필 구태회민병권 현오봉 의원 등 7명. 유정회 의원 73명 중 연고지를 갖고 있는 사람은 31개 지구에 44명이나 된다. 연고지경합에 있어 청주청원·안동·의성·문경-예천 지역은 3, 4명이「라이벌」이 될 수 있어 싸움이 벌어진다면 격렬 예상지구.
유정회2기의 연고지역을 보면.(괄호 안은 공화당의원)
▲마포-용산=김신 ▲관악=윤주영(정희섭) ▲부산중구=박찬현(신기석) ▲부산서구=갈수근(박찬종) ▲부산진=이진희(김임식) ▲인천=이승윤(유승원) ▲평택-안중=최영희(서상린) ▲춘천-철원=박정자(손승덕) ▲강릉-삼척=최우근(김효영) ▲청주-청원=신범식·김동성·이성근(민기식) ▲보은-영동=전재구(육인수) ▲진천-음성=남상돈(김원태) ▲천안-아산=김세배(김종철) ▲전주-완주=송호림(유기정) ▲김제-정읍=백영훈(장동순) ▲광주=노진환·전부일(박철) ▲목포-무안=최영철 ▲여수-광양=이도선(김상영) ▲함평-장성=이정식(윤인식) ▲함양-장성=고재필·김성용(문형태) ▲대구남구=정재호(이효상) ▲김천-상주=안종렬(백남억) ▲안동-의성=김충수·김도영·권중동(김상년) ▲달성-경산=신광순·이종식·문태갑(박준규) ▲영양-봉화=권효섭(권성기) ▲문경-예천=권일·김명회·구범모(황재홍) ▲마산-진해=함명수·이종찬(이도환) ▲진주-사천=구태회(최세경) ▲울산-울주=정일영(김원규) ▲산청-거창=민내권(정우식) ▲제주=현오봉(홍병철) <조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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