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교에선] 경희대, 일반인데 대학원 개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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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중학교 교사 한준구(49)씨는 매주 화요일 저녁 경희대 캠퍼스에 간다.

이번 학기 경희대 NGO대학원에 개설된 이정식(李庭植.미국 펜실베이니아대)초빙 교수의 강의(사회주의체제와 시민사회)를 듣기 위해서다. 등록금 안내고 대학원 수업을 듣는 소위 청강(聽講)생 신분이다. 강의실의 50개 남짓한 자리는 정식 등록 대학원생 12명 외에 韓씨 같은 사람들로 거의 꽉 찬다.

지난 25일 책상 위에 신문 스크랩 등 자료를 수북이 쌓아놓은 韓씨는 "평소 해방전후사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李교수의 강의가 일반에도 개방됐다는 소식을 듣고 청강하게 됐다"고 말했다. 최고령 청강생 이순자(62.여)씨도 "관심있는 주제였는데 누구나 들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했다.

경희대 NGO대학원이 이처럼 이번 학기에 일반인에게 공개한 강좌는 모두 14개. 국내 대학원으로선 첫 시도로 수강료는 무료다. 청강생들도 정식 대학원생과 똑같은 교재와 과제물이 주어지고, 토론 참석도 하는 게 특징이다.

"일반시민의 참여로 움직이는 시민사회의 발전을 유도하는 의미에서 강의를 개방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대학원 김운호(金雲鎬)교학부장의 설명이다.

일반인들의 참여로 수업은 오히려 활기가 넘친다. 정식 등록생인 정하경주(25.여)씨는 "정말 관심있는 사람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토론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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