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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산책] 이혜민씨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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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면

◇ 이혜민(35)씨는 서울대 조소과를 나와 미국 뉴욕대 대학원에서 공부하면서 여느 유학생처럼 힘든 시간을 보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이 그리울 때 그를 위안해준 건 베개였다. 30일까지 서울 소격동 갤러리 사간에서 열고 있는 개인전에 그는 알록달록 색동천이나 조각보로 바느질해 붙인 '베개' 설치작업(사진)을 내놓았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해묵은 장롱에서 꺼내준 세월 품은 치마 저고리는 작가 손에서 행복을 가져오는 수 백 개 베개로 변했다. 함께 선보이는 '발' '거품' '전구' 등 비디오 작업은 좁은 공간에서 작가가 사물과 나눈 섬세하고도 내밀한 대화를 밀도있게 보여준다. 02-736-1447.

◇ 조각가 김윤신(68)씨는 1983년 남미 여행을 하다가 아르헨티나의 자연에 반해 눌러 앉아버린 특이한 체험을 했다. 생명력 넘치는 광활한 땅에서 그 에너지를 머금은 나무와 돌로 작업하던 그는 브라질에서만 나는 '준보석(세미프레시오사)'을 발견하는 순간, 그 강인함과 색채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 31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에서 그는 벽옥.핑크 수정 등 준보석을 깎은 추상조각 30여 점(사진)을 발표했다. 작가는 "강한 돌을 깨고 다듬는 과정이 신과 나와의 대화"라고 말했다. 02-549-7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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