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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에 투신자살…권총행방 묘연|범인 이종태경위 현장 검증중|수원서 권총도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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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수원=정천수·정연복기자】수원경찰서장실 권총도난사건수사는 이 사건해결의 결정적 단서를 쥔 안성경찰서 정보과장 이종태경위(42)가 10일 하오 현장검증 도중 자살함으로써 범행 동기·권총의 행방등 수사가 벽에 부닥쳤다. 수사본부는 10일에 이어 11일에도 4명의 잠수부를 동원, 이경위가 권총을 버렸다고 진술한 원천저수지 서북쪽일대를 수색하는 한편 저수지 둘레에 있는 야산일대를 금속탐지기로 수색했으나 권총을 찾는데 실패, 이경위주변 인물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이경위가 인사불만에 따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제까지의 수사에서 나타난 의문점등으로 미루어 권총이 제3자에게 넘어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다른 각도에서도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 이유로▲이경위가 전보될 때 이총경은 빙원서장이 아니었고(이서장은 75년6월28일부임) ▲이서장을 골탕 먹이려 했다며 권총에 이어 실탄을 요구했고▲1차 범행 후 서장의 신분증·주민등록증둥 훔치도록 다시 교사했으며▲검찰에 검거되기 전 자신이 협박당하고있다며 횡설수설한 점과 자신의 죄를 사형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한 점등을 들고있다.

<범행>
71년 빙원경찰서 고등계장 재직당시부터 정길자양(24)과 가깝게 지낸 이경위가 이서장의 권총을 훔치도록 교사한 것은 작년12윌14일. 이경위의 지시에 따라 정양은 18일 하오6시45분쯤 서장실「캐비닛」속에 있던 38구경 권총과 실탄5발을 훔쳐 19일 저녁 안성에서 전달한 뒤 12일에는 이서장 사복에서 신분증명서·주민등록증·현금 1만6천원·1만5천원짜리 구두인환권 1장등을 훔쳐 집에 보관하다 경찰수사가 시작되자 불에 태웠다고 한다.

<이경위의자살>
10일 새벽4시 이사건의 범인임을 자백한 이경위는 10일 하오1시 이종남부장검사와 함께 권총을 버렸다는 경기도용인군수지면하리에있는 원천저수지에 대한 현장검증에 임했다. 저수지에 도착한 직후 서북쪽 둑에서 10m 떨어진 물속에 권총을 버렸다고 진술한 이경위는 2명의 수사관과 함께 저수지 한가운데 있는 음식점 용궁지하실에서 대기하던 중 하오4시30분쯤 『1차로 지적한 곳은 거짓말이었다. 정확한 지점을 일러주겠다』며 수사관들과 함께 1층식당으로 올라갔다.「홈」에 있던 동료 경찰관들을 보며『협조하겠다』며 음식점 문을 나는 순간, 이경위는 난간옆에 음식찌꺼기를 버리기 위해 뚫어놓은 직경1m 가량의 얼음구멍으로 몸을 날렸다. 갑작스런 일이라 누구도 손을 쓸 수 없었다고 한다. 이때 이경위는『동료들 보기 부끄럽다』며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구해 수사관이 오른쪽 수갑을 풀어 왼쪽에만 수갑을 차고 있었다.
약10분뒤 잠수부들이 달려가 투신한 구멍에서 10m쯤 떨어진 곳에 구멍을 뚫고 이경위를 건져냈으나 몸은 꽁꽁 언 상태였고 시내성「빈센트」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숨졌다.

<범행동기>
검찰조사에서 이경위는 경찰의 고질적인 부조리를 뜯어고쳐야 된다며 경찰고위층과의 면담을 주강했다, 이경위는 학사출신으로 장관표창등 13번의 표창을 받은 자신이 아무런 결격사유없이 11년째 경위급에 머무르고 있고 다른 동기생들은 경정에까지 진급한 사실을 예로 들었다. 이로 인해 3번이나 사표를 냈으나 반려됐다고 한다.
수사반은 이번 범행이 인사불만에 따른 열등의식의 변칙적인 표현으로도 보고있다.

<권총수사>
2일 동안의 수색에서 권총을 찾지 못하자 수사본부는 이경위가 1차로 지적한 지점의 수색을 11일하오 포기, 그가 투신한 용궁주변을 수색중인데 이곳은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이어서 권총 발견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11일 하오 안성 이경위의 하숙집 주변과 정양의 집을 2차례에 걸쳐 수색했으나 아무런 물증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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