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해씨 국교생 맞춤법 이해도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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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글의 맞춤법이 까다로운 것은 「-다」종지형을 용언의 기본형으로 정하고 문법이론을 전개했기 때문입니다. 한가지 예로 「그릇에 붓다」(주) 「물에 붙다」(윤) 「벽에 붙다」(착)는 「붓·붇·붙」으로 각기 받침이 다르지만 발음은 「붓」으로 나기 때문에 문자생활에서 혼동을 가져오고 맞춤법 통일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지요.』
지난 10일 『국문법 원리 수정 논』을 펴낸 한글학자 정경해씨(서울 안암국민학교장)는 한글철자법의 이같은 폐단 때문에 국민학교 6학년 중 현행 맞춤법통일안에 맞도록 한글을 쓸 수 있는 학생이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정 교장이 안암국민학교 6학년4백14명을 대상으로 『얼음』『놓치다』『우습다』『실컷』 『낭떠러지』『갇히다』『걸음걸이』등의 낱말을 제대로 쓰는지를 조사한 결과 어떤 반에서는 『얼음』의 경우 『어름』으로 표기하는 등 단 한 명도 맞히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앞의 10개의 맞춤법을 전부 옳게 표기한 학생은 겨우16%-.
정 교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용언의 기본적 종지형 「-다」를 「-으」로 바꾸어야한다는 이색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현재의 종지형 「-다」를 기본형으로 정한 것은 1880년 「프랑스」선교사가 『한불사전』을 만들고부터였다. 그러나 그전에는 「-오」가 기본적인 종지형이었다는 것이 정 교장의 견해다.
만약 「-오」로 동사의 종지형을 바꿀 경우 「붓다(주)」는 「부스오」로, 「붙다(착)」는 「부트오」등으로 받침의 발음이 명확하고 자연스럽게 된다는 것이다.
아직 학계에 알려지지 않아 토론의 여지는 많지만 만약 개정될 경우 맞춤법통일안의 결정을 보완할 것이 틀림없다고 정 교장은 강조했다.
이밖에 『국문법 원리 수정론』에는 「으」의 매개모음문제, 변칙용어문제, 받침 제한론 등에 대해 현 제도의 모순 점을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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