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1)약이 되는 식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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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스태미나」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소리만 들려도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귀를 솔깃 한다.
어느 의미로나 「스태미나」는 현대인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기 때문이렷다.
미국에서 회사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한 조사 결과는 퍽 흥미롭다. 많은 설문 가운데 치열한 경쟁 사회를 샅아 가는데 있어서 현대인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요건은 다음 4가지 중 어느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①돈 ②학력 ③「스태미나」 ④속칭 「빽」이라는 항목에서 응답자의 82%가 「스태미나」라고 대답했다는 것.
우리나라의 회사원들에게 똑같은 질문을 한다면 4가지 중 어느 것을 택할까.
사업을 하는 K씨는 올해 63세인데도 40대처럼 보인다. 그는 틈만 있으면 회사원이나 친지들에게 들기름과 호두 기름을 복용하라고 권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사원들을 들들 볶아대고 매일 새벽에는 정구를 치는 그에게 언제나 피로에 지친 듯이 보이는 사원들이 못마땅할 수밖에 없다.
K씨는 그의 왕성한 「스태미나」가 20여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마신 들기름과 호두기름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들기름은 아침에, 호두기름은 저녁에 각각 한 숟갈씩 먹는다는 것이다.
K씨의「스태미나」가 그의 주장대로 들기름과 호두기름 탓인지 어떤지 단언한다는 것은 무의미할 테고 호두의 영양학적인 가치를 따져 봄으로써 그의 확신을 밑받침해 주고 싶다.
예부터 자양 강장의 효험이 있다고 전해지는 호두는 들깨에 버금가는 우수 영양 식품이다. 호두나 들깨나 그 주성분은 고급 불포화 지방산. 이들 중 「리놀」산과 「리놀레인」산은 필수지방산이라고 해서 「비타민」F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학자는 필수지방산이 결핍되어 있는 사료로 사육한 쥐에서 심한 탈모·피부출혈·혈뇨 불임증 등이 관찰되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한바 있다.
동상·피부병·탈모에 호두기름을 바르는 우리네 민간요법은 지극히 경험적인 것이지만 과학적으로 입증해 보인 실험 결과와 일치된다.
호두에 농축되어 있는 필수지방산은 혈관 벽을 튼튼하게 보호해 주는 효능을 발휘한다. 그래서 「스태미나」를 증강시켜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고혈압을 비롯해서 동맥경화·심장질환·당뇨병·비만증 등 이른바 성인병의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한다.
필수지방산 중 「리놀」산은 특히 치솟은 혈압을 하강시키는 작용을 지니고 있다.
이밖에 호두에는 양질의 단백질(15.5%), 「비타민」B1(0.5㎎%), 「칼슘」(1백㎎%) 등이 골고루 들어 있어 「스태미나」 증진제로서 손색이 없을 듯 싶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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