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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목사! 자살하라"|노벨상 수상직전 FBI서 협박편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워싱턴 18일 UPI동양】미 연방수사국(FBI)은 미국의 민권운동가이자 흑인지도자인 고 마틴·루터·킹 목사가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기 직전 그에게 자살을 권유하는 서한을 보냈었다고 18일 상원정보위원회에 의해 밝혀졌다.
정보 위는 FBI의 국내정보활동에 관한 공개청문회 도중 이 서한의 일부를 발표했는데 윌리엄·설리번 전 FBI부국장의 서류철에서 발견된 이 서한의 초본은 『이제 할 일은 한가지밖에 남지 않았으며 당신은 그것을 알고 있다. 남은 날짜는 34일밖에 없으며 당신은 이 일을 행해야 한다』고 킹 목사에게 자살을 권고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킹 목사에 대한 모든 것을 폭로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1962년 고 에드거·후버 전 FBI국장 메모에 의해 『노·굿』(좋지 않은 사람)으로 표현된 킹 목사에 대한 FBI의 격하노력의 일환으로 설리번 부국장은 후버 메모 수개월 후 후버 국장에게 킹 목사의 『명성을 완전히 박탈하고 그의 영향력을 감소』시키는 계획에 관해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설리번 부국장은『킹 목사 격하노력은 실행돼야 한다. 이렇게 되면 혼란이 일어날 것은 분명하나 흑인들은 지도자를 잃게 될 것』이라고 적고있다.
이 서한에 대한 당시 후버 국장의 반응은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이 직후 FBI는 킹 목사의 자택·사무실 등의 전화도청 및 16개의 비밀 마이크를 장치하는 등 그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프레드·슈바르스 정보 위 고문은 이 서한을 공개하면서 FBI기록은 킹 목사에 대한 수사가 워싱턴 행진을 비롯, 타임지에 의해 금년의 인물로 선정되고 노벨상을 수상하는 등 그가 민권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을 때마다 가속화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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