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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바둑리그 '네 가지 실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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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2014 KB국민은행 바둑리그(총예산 34억원)가 다음 달 7일 개막한다. 10일부터 9개월간의 정규리그에 돌입해 12월에 대장정을 마친다. 이번 리그는 바둑계의 변화를 선도한다는 취지로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첫째, 상위 랭킹 기사들에게 부여한 시드와 함께 예선전을 폐지했다. 291명의 프로 전원을 대상으로 드래프트 선발을 시도했다. 팀당 8명의 선수를 감독이 직접 선발하게 된 만큼 감독의 권한이 대폭 커졌다.

둘째, 장고 바둑의 비중을 높였다. 속기 4판, 장고 1판이던 것을 제한시간 1시간30분 바둑 3판과 10분 바둑 2판으로 변경한 것이다. 장고 바둑이 주류인 세계대회에서의 경쟁력을 높이자는 의도다. 

 셋째, 프로들의 의욕 고취를 위해 성적순별 연간 결과를 두고 대국료를 지불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탈피했다. 대국 결과 하나하나에 보상을 지불하기로 했는데, 승자 대국료를 지난해 125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총액 기준 4억9000만원이던 본선 대국료를 올해는 13억1600만원으로 인상했다. 

 넷째, 국제대회의 참가 등으로 선수 결원이 있을 때를 대비한 2군 리그인 KB락스타리그를 KB퓨처스리그로 개명하면서 여성을 의무적으로 선발하던 제도를 폐지했다.  

 이런 네 가지 방식 외에 주목할 만한 대목은 8개 대회 참가 팀에 화성시가 지자체로는 신안군(2009~2014년)과 충북(2010년)에 이어 세 번째로 참가했다는 점이다. 지자체는 최근 몇 년간 바둑 후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이제 아마추어 대회의 후원에 그치지 않고 프로들의 세계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예선전의 폐지로 프로들의 대국 기회를 줄인 것이나 여성 시드를 제외한 결정은 프로들의 참여를 제한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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