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反戰 동맹휴업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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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라크전과 국군 파병을 놓고 국내 반전(反戰)기류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대학가에서 동맹휴업 움직임이 있고 전교조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평화교육을 하는가 하면, 시위 양상도 격렬해졌다. 시민단체 일각에선 "국익을 고려해 지나친 집단행동은 자제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학생 동맹휴업 움직임=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지역 13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은 25일 모임을 갖고 동맹휴업 여부를 논의했다.

모임에서 서울대.이화여대 총학생회측은 동맹휴업 문제를 놓고 학내 투표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른 대학의 총학생회장들도 이 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키로 해 동맹휴업 투표에 참여하는 대학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라크전 중단과 파병철회를 요구하는 동맹휴업을 오는 4월 2일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27일부터 재학생들을 상대로 찬반투표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4월 3, 4일 이틀간 동맹휴업을 하기로 하고 24일부터 학생투표에 들어갔다. 이밖에 부산대가 4월 3, 4일 동맹휴업을 추진하는 등 지방 대학에서도 움직임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전교조 평화교육=전교조는 이날까지 전국 7백71개 학교에서 3천2백여명의 교사들이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는 평화선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이 신문칼럼.인터넷 자료 등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반전.평화교육을 하는 사례 역시 늘고 있다.

전교조 산하 도덕교사모임은 '반전.평화수업'을 위해 수업자료를 만들어 원하는 교사들에게 나눠주고 이를 수업시간에 활용하거나 교실 게시판에 붙여놓도록 할 예정이다.

서울 구일고 박현희 교사는 ▶이라크 전쟁 관련 50문 50답▶미국 커닝햄 중학교 13세 소녀의 연설문▶이라크 전쟁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 등을 모은 '이라크전 수업자료'를 만들어 수업시간에 쓰고 있다.

◆시위대 국회 진입 등=오후 2시쯤 여중생범대위 김종일 집행위원장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 20여명이 이라크전 파병안 국회통과 저지를 위해 국회 경내에 침입했다.

이들은 국회 동쪽 출입문으로 뛰어 들어가 의사당 본관 1층 입구에서 "파병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본관 진입을 시도하다 출동한 경찰에 전원 연행됐다.

이에 앞서 한국이라크반전평화팀 소속 대학생 2명은 오전 11시쯤 서울 용산구 한강대교 아치 위에 올라가 기습 반전 시위를 벌였다.

영화배우 문소리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 30여명은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병안 철회를 촉구했으며, 민족문학작가회의 소속 작가 등 1백10여명의 문인들도 서울 종묘공원에 모여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가두 행진을 벌였다.

김남중.윤혜신.권근영 기자

<사진 설명 전문>
‘이라크전 파병안 국회통과 저지를 위한 시민대회’에 참가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25일 국회의사당 앞에 주차 중인 경찰 버스에 전쟁반대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려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들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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