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퇴론」 실감케한 암담한 마라톤|10벽 염원 깨지자 선수들의 무기력개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국「마라톤」은 이제 영영 재기불능의 수렁속에 빠지고 말았는가.』 2일 서울운동장∼의정부왕복「코스」에서 벌어진 제29회 전국 「마라톤」선수권대회에서 1위인 조재형의 기록이 2시간25분대에 그치자 「골·인」지점인 서울운동장에 모인 2만여 관중과 육상계인사들은 한숨만 내뿜었다.
올해들어 한국육상의 기록은 참담의 극치, 지난3월 「시즌」 첫 대회인 동아 「마라톤」에서는 2시간21분, 6월의 아주 육상선수권 대회에선 2시간45분, 그리고 10월 대구체전에서는 2시간27분을 각각 기록, 한국「마라톤」의 「30년 후퇴」론을 운위케하더니 「시즌」 마지막인 이번대회에서도 한가닥 기록단축염원은 백일몽으로 끝나고 만것.
육상연맹임원등 육상계원로인사들은 이날 한결같이 현역선수들의 무기력을 개탄, 『기록단축이라는 육상선수 최대의 사명감이 요즈음 선수들에겐 찾아 볼수가 없다』고 불만. 그러나 마치 패장의 초라한 모습으로 땀을 닦던 J·K·H등 선수들은 『우리가 신념하나로 잡념을 잊고 「마라톤」에만 정진할수있는 여건이 되어 있느냐』면서 반발했다.
육련의 김해룡이사는 『현역대표급 선수들에겐 더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는 견해가 중론으로 되어있으므로 앞으로 중·고 선수의 저변확대와 유망선수들에 대한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육성대책이 강구되지 않으면 한국「마라톤」의 생명은 이대로 끊기게 되고 말것 같다』고 우려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