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 게임 리니지도 스마트폰으로 즐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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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 대표적인 온라인 PC게임인 ‘리니지’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즐길 수 있는 모바일 버전으로 나왔다. 리니지 개발사인 엔씨소프트는 19일 “리니지를 PC뿐 아니라 스마트폰에서도 이어서 즐길 수 있도록 모바일 버전인 헤이스트를 만들었다”며 “26일부터 리니지 회원들에게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안드로이드 앱스토어인 구글플레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아이폰용 앱도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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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이스트는 1998년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리니지 시리즈 1편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헤이스트에는 리니지의 캐릭터와 배경, 사용자 환경(UI)이 그대로 재현됐다. 출시한 지 1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시에 20만 명 이상이 접속할 정도로 고정팬이 두터운 리니지의 콘텐트 경쟁력이 모바일로 이어진 것이다. 지금까지 누적 매출만 2조원을 넘는다.

 리니지 헤이스트는 PC버전과 연동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엔씨소프트 경광호 팀장은 “국내 온라인 PC 게임 중에는 유일하게 PC-모바일 간 데이터를 연동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PC로 리니지를 즐기다가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으로 이어서 게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모바일 리니지를 즐기며 얻은 포인트(탐)로 PC 기반 리니지에서 경험치(일종의 포인트)를 올릴 수 있는 아이템을 구입하거나 전용 사냥터 입장권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심승보 엔씨소프트 글로벌사업그룹 상무는 “어디에서나 쉽고 편리하게 리니지를 즐길 수 있도록 모바일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기존의 대작 온라인 PC게임의 모바일 버전을 내놓으면서 모바일 게임시장의 판이 더 커지게 됐다. 지난해 초 모바일센터를 설립해 모바일 전략을 지휘한 김택진 대표는 “게임을 PC에서만 즐기는 단계를 넘어, 모바일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와 학습 분야까지 이어지는 플랫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는 또다른 온라인PC게임인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도 모바일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른 대형 온라인게임 개발사들도 모바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국내 최대 게임회사인 넥슨도 최근 모바일용 역할수행게임(RPG)인 ‘영웅의 군단’을 출시했고, 위메이드도 3년간 개발에 공을 들인 모바일 대작 RPG ‘아크스피어’를 최근 공개했다. 월드워크래프트(WoW)를 개발한 미국 블리자드도 이를 바탕으로 한 신작 카드게임 ‘하스스톤’의 아이패드 버전을 최근 중국에서 시연하고 개발 상황을 공개했다.

 대작 온라인게임사들이 모바일에 뛰어드는 이유는 최근 2년간 모바일 게임시장이 급속히 커진 영향이 크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게임시장은 10조71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 중 11.3%(1조2125억원)를 차지하는 모바일 게임은 2012년 89%, 지난해 51% 성장했다. 반면 온라인게임은 2012년 성장률이 10% 이하로 떨어진 이후 정체 상태다. 모바일 게임은 처음에는 작은 스타트업(새로 생긴 소규모 벤처업체)이 만든 앵그리버드나 애니팡 등 간단히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 위주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성능이 향상되고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망 구축이 마무리되면서 모바일 게임시장도 이제 수년에 걸쳐 수백억원을 들인 대작게임 중심으로 넘어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날 SK텔레콤은 엔씨소프트와 콘텐트 제휴를 맺고 26일부터 ‘모바일 리니지 정액 요금제’를 출시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월 3000원을 내면 데이터 차감 걱정 없이 리니지 헤이스트를 무제한 즐길 수 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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