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학력이 떨어졌다. 평균성적 낮아지고 학습 의욕도 줄어|일류교가 더욱 심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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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학 무시험진학제와 고교 새 입시제도가 실시된 이후 과열된 입시경쟁은 없어졌으나 학생들의 학력이 크게 떨어지는 등 새로운 부작용을 빚고 있다. 일부 교육전문가들과 일선교사들은 임시폐지로 학생들의 학습의욕이 떨어지고, 심한 지능격차로 학습효과마저 줄어든다고 지적, 제도보완 등이 있어야한다고 주장하고있다.
학생들의 실력저하의 실례를 보면 서울K중과 Y여중의 경우 학급평균성적이 68년까지 선발고사에 의해 입학한 학생들은 75점 이상이었으나 69년 이후 무시험 진학한 학생들은 50점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명문교인 K고교의 경우는 학급평균 성적이 학군제에 의한 추첨배정전인 73년까지의 입학생들은 85점선이었으나 74년 이후 입학생들은 70점선에 맴돌고 있으며, 고교 중 평균수준급인 B고교도 학년평균성적이 종전엔 68점선이던 것이 요즘엔 60점선으로 떨어졌다는 것이다.
또 평균성적 60점 미만의 학습부진 학생수도 크게 늘어나 서울B중의경우 한 학년 평균 과거에는 7, 8명 정도이던 것이 요즘에는 2백 명 안팎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학력저하현상은 한국교육 개발원과 행동과학연구소의 두 조사결과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교육개발원 측이 최근 일반 고교생 1천3백 명과 통신고교생 3천3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력검사결과에 따르면 각 과목 평균성적이 일반학생 64.1점, 통신고교생 56.5점으로 나타나 성적격차를 크게 줄였으며 이 같은 결과는 통신고교생들의 실력이 높아졌다고도 해석할 수 있으나 입시제도 개혁이후 정규학생들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졌기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또 행동과학연구소가 서울시내 14개 고교 교사1백9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생들의 학력수준평가 결과에 따르면 인문계 고교교사들의 경우 약 64%가『입시제도 개혁이후 학력이 낮아졌다』 는 반응을 보였고, 특히「일류교」교사들 가운데는 87.5%가 이와 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의 평균학습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졌고 지능격차가 심해 서울P중의 경우 평균지능지수가 무시험 진학 전에는 대개 1백18이었으나 요즘은 1백3.4,지능격차가 전에는 33이었으나 요즘은 88로 벌어졌다.
행동과학연구소가 고교 새 입시제도 실시전인 73년도 입학생 1천6백8명과 실시후인 74년도 입학생 1천6백8명을 대상으로 한 지능검사 결과에서도 평균지능이 실업계의 경우엔 별 차이가 없으나 인문계의 경우엔 73년도에 1백20이던 것이 74년도엔 1백6으로 떨어졌으며 지능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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