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전신·도피 1년7개월 막 내린「허스트」양 수사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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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 신문재벌의 상속녀로서 「테러」단체 공생해방군(SLA)에 납치된 후 이 폭력조직에 가담해온 「패트리셔·허스트」양(21)이 18일 3명의 동료와 함께 「샌프란시스코」에서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FBI는 FBI요원 「찰즈·베이토」가 이날 먼저 「허스트」양의 친구 「윌리엄·해리스」와 그의 부인 「에밀리」를 「샌프란시스코」 「프래시타」225번가에서 체포하고 이들의 안내로 「모르스·세인트」가에 있는 집을 덮쳐 「허스트」와 그의 친구 「웬지·요시무라」를 하오2시25분(한국시간 19일 상오6시25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체포 당시 「허스트」양은 무기도 갖고 있지 않았으며 아무 저항도 하지 않았다고 이들을 체포한 「베이트」요원은 말했다. 「허스트」양이 기소되면 은행강도 및 연방무기단속법 위반혐의로 최고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로스앨젤레스」의 「허스트」양 부모들은 그녀의 체포에 해 『지금도 딸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패트리셔」양이 납치된 것은 작년2월4일. 이날 하오9시쯤 약혼자 「워드」군과 함께「캘리포니아」주「버클리」시의 한「아파트」에 있던「패트리셔」양은 총을 들고 뛰어든 흑인남자 2명과 백인여자 1명에게 납치됐다.
범인들은 3일 후 자신들이 공생해방군임을 자처하고 부친 「허스트」씨에게 빈민을 위해 2백만「달러」어치의 무료식량배급을 하라고 요구했다.
「허스트」씨는 이들의 요구대로 무료식량배급을 하고 딸의 석방을 호소했다. 그러나 범인들은 4백만「달러」상당의 식량배급을 더 요구했으며 「허스트」집안이 이를 거절하자 한동안 소식이 끊겼다. 납치 된지 만2개월이 되던 날 「허스트」씨에게 「패트리셔」양의 육성이 녹음된「테이프」와 사진이 배달됐다. 「패트리셔」양은 『나는 도덕적으로 달라졌다. 나는 결코 집으로 돌아가지 않겠으며 SLA에 남아 계속 투쟁하겠다』고 선언했고 동봉된 사진에는 기관단총을 든 「허스트」양이 7마리의 「코브라」머리를 그린 SLA단기 앞에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그녀는 이름도 전투적인 「타니아」로 개명했다. 2주일 뒤인 4월15일 상오9시 「샌프란시스코」의 「히이버니어」은행에 권총과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4명의 백인여자와 1명의 흑인남자가 침입하여 1만6백92「달러」를 강탈하고 총을 난사하여 10대 백인소년 2명에게 부상을 입히고 달아났다.
은행 내부에 비치한 「카메라」에 기관단총을 들고 활약(?)하는 「패트리셔」양의 모습이 잡혔다.
백만장자의 딸의 전신이 입증된 것이다. FBI는 일단「패트리셔」양에게도 은행강도 혐의를 두고 추적을 시작했으며 한달 뒤 「로스앤젤레스」의 공생해방군 본부를 습격하여 총격전 끝에 6명의 단원을 사살했으나 「패트리셔」양은 잠적하고 말았다.
그후 거의 1년 동안 사망설, 「홍콩」도피설이 떠도는 가운데 「패트리셔」양 사건은 오리무중에 빠진 듯했다.
전 미국에 충격을 던져준 이 사건은 「패트리셔」양의 체포로 일단 매듭지어졌지만 그녀가 어떻게 전신하고 도피했는지는 앞으로 많은 얘깃거리를 만들 것이다. <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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