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목 체제 운명 건 일 임시국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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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일본의정 사상 전례를 보기 드문 여야 대결장이 될 제76회 임시국회가 11일 소집됐다.
국회 개회에 임박하여「미끼」수상은 경제난국 타개를 위해 야당에 대해「정치휴전」을 선언하고 나섰으나 야당은「내각타도」와「국회해방·총선거실시」를 목포로 이번 국회에서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지난 7월 통상 국회 때만 해도 정부·여당은 야당과 비교적 대화와 협조가 이루어졌으나 이번 국회에서는「미끼」내각이 크게 궁지에 몰릴 것 같다.
지난 국회에서는「오일·쇼크」이후 국내경제가 불안정하여 언젠가는 경제난국과 외교문제가 야당측 화살의 도적이 될 것을 정부가 예상했기 때문에 여야간에 큰 충돌 없이 비교적 협조의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었다.
그러나 이번 국회는 사정이 달라져 야당은 이번 국회를『국정쇄신과 현 내각타도를 위한 역사적 국회』로 보고 똘똘 뭉쳐있다.
야당은 두 회당을 주축으로 공산당·공명당이 연합전선을 펴고 대 정부공세의 방향도 분담, 공산당은 외교정책, 공명당은 추경예산 등을 중점적으로 따지기로 했다.
특히 제1야당 사회당은『「미끼」내각의 대화와 협조노선을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이번 국회에서 재정위기·「인플레」속에서도 주세법·제조연초 정가법·우편법을 개정하여 술·담배가격과 우편료를 인상하려는 정부의 방침 및 이른바「신한국조항」을 포함한 한·미·일의 삼각 협조체제에 대해 추궁할 예정.
사회당이「미끼」내각에 배신감을 크게 느끼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의 두드러진 예는 독점금지법과 관련된 문제. 지난 국회에서 여야가 의견의 일치를 봐 이번 국회에 제출키로 한 이른바「경제헌법」인 독금법 개정안을 재계의 압력 때문에 정부가 이번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을 사회당은 크게 분개하고있다.
「나리다」사회당 위원장은 이를『국민에 대한 배신이고 의회정치 근본을 부정하는 행위』라고까지 흥분하고 있다.
자민당도 야당공세에 대비, 「거만체제」를 내세워 개회전에 이미 수비태세를 갖추었다.
역대 국회에서는 당의 파벌문제로 대야관계에서 손발이 잘 맞지 않은 예가 많았으나 이번만은 주류파인「미끼」파, 「후꾸다」파, 「나까소네」(간사장)파는 물론 비주류파인「다나까」파, 「오오히라」파까지도 거당논의 명분 앞에는 표면상 이의가 없는 듯 하다.
그러나 자민당 내 파벌관계는 이번 국회를 두고 짜여진 표면상의 일사불란한 수비태세와는 거리가 있다고 보는 것이 중론이다.
당총재를 꿈꾸는「오오히라」장상이「미끼」수상의 독주를 은근히 비판하는가 하면「다나까」전 수상에게도 언젠가는 복사의 기회가 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 국회를「미끼」내각의 위기로 볼 것까지는 없을 것 같으나 자민당 내 파벌간의 역관계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 같다. 【동경=김경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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