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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인터뷰, 우승컵 납시오 … 연예인과 키스, 대학 합격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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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0일 경남 진주 강원기(57)씨의 파프리카 비닐하우스에서 운석으로 추정되는 돌이 발견됐다. 운석으로 판명될 경우 그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는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 전날 밤 그의 아내 김정남(54)씨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아이를 안고 있는데 누가 나타나 돈다발을 안겨주는 꿈이다. 김씨는 “아이와 돈을 함께 포대기에 싸 업고 가면서 꿈에서 깼다”고 말했다.

꿈 해몽전문가 홍순래(57ㆍ강원도 춘천 소양고 교사)씨는 “돌봐줄 대상인 아이는 근심을 상징하기도 하나 성취ㆍ업적 등을 나타내기도 한다”며 “재물을 상징하는 돈다발과 만나는 것은 의외의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꿈을 풀이했다.

홍씨는 최근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1800쪽 분량의 『홍순래 박사 꿈해몽』을 펴냈다. 1996년 『현실 속의 꿈 이야기』를 발간한 뒤 열번째 쓴 꿈 관련 책이다. 홍씨는 “꿈은 소망의 표현이자 잠재의식의 표출이지만 앞으로 일어날 일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가장 흥미롭다”고 말했다. 꿈이 어떻게 미래를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인간 자체가 현실에서는 발휘하기 어려운 예지력을 갖고 있으며, 그게 꿈을 꾸는 시간에 극대화되는 것 아닐까 한다”고 했다. 다음은 홍씨가 전하는 예지몽의 사례들이다.

#김경문 야구감독의 나체 꿈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야구대표팀은 전승으로 우승했다. 당시 대표팀 김경문 감독은 베이징에 도착한 뒤 언론과 인터뷰에서 “꿈을 꿨는데 좋은 꿈인지, 나쁜 꿈인지 몰라 내용을 말할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러더니 우승한 뒤에야 꿈을 공개했다. “좀 민망하지만 홀딱 벗고 인터뷰하는 꿈이었다. 주변에 알아보니 길몽이라고 했다.”

알몸을 뽐내는 꿈은 대체로 자기를 과시하거나 명예롭게 되는 좋은 꿈이며, 반대로 부끄러워하거나 숨는 꿈의 경우에는 자존심이나 명예의 손상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인터뷰 또한 무언가를 널리 알리고 과시하는 상징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점에서 김 감독의 꿈은 우승을 예견하는 것이었다.

#연예인과 키스한 여고생

2011년 여고 3학년 학생이 영화배우 문성근과 키스하는 꿈을 꾸었다. 탤런트나 배우는 선망의 대상이어서 이들과 데이트를 하거나 키스하는 꿈은 좋은 결합의 성사를 나타낸다. 이 학생은 대학에 합격했다. 그러면 왜 나이 많은 문성근일까. 기왕이면 젊고 잘 생긴 연예인이면 더 좋은 꿈 아닐지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꼭 그렇지 않다. 문성근은 서강대 출신이고, 여학생이 합격한 대학도 서강대였다.

#주식투자로 대박 난 불 꿈

꿈 꾼 이가 누구였는지 신상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자신이 꼬리가 달린 짐승이었는데, 꼬리에 불이 붙더니 종내에는 그 불이 몸 속으로 들어오기까지 하는 꿈을 꿨다고 했다.

그가 다음날 산 주식은 연 사흘 상한가를 기록했다. 활활 타오르는 불은 번성과 번창을 상징한다. 불 꿈이 재물의 융성이나 사업의 번창으로 실현된 경우는 많다. 그러나 불탄 후 재만 남았거나 연기만 나는 꿈 등은 헛수고나 별 소득이 없는 경우로 나타난다.

#산삼 계시한 노인

강원도 원주시에 사는 60대 여성의 꿈 속에 한 노인이 나타났다. “소 한 마리가 치악산으로 올라갔는데, 빨리 찾아오지 않고 뭘 하느냐”는 호통을 듣고 깨보니 오전 7시쯤. 치악산 중턱 해발 720m 지점 속칭 한가터까지 단숨에 올라가보니 산삼이 있었다. 이 여성이 그 높은 곳까지 올라간 것은 과거의 경험 대문이었다. 한 해 전에도 같은 노인의 꿈을 꾼 후 시아버지 제사상에 놓을 나물을 캐러 치악산에 갔다가 산 삼 여섯 뿌리를 캔 적이 있다고 했다.

#송종국의 태몽

태몽에는 과일이나 채소, 또는 호랑이ㆍ구렁이ㆍ용ㆍ돼지 등 다양한 동물이 등장한다. 전 축구 국가대표 선수였던 송종국은 한 방송에서 우여곡절 끝에 아내와 결혼한 사연을 공개했다. 결혼 전 사귀다 이별을 결심하고 국가대표 소집에 응했는데 훈련 중 꿈에 커다란 잉어가 품 안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는 것이었다. 무언가 품에 안기는, 전형적인 태몽이다. 송종국은 1주일 뒤 상대 여성에게서 “임신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결국 송종국은 갈라서려던 것을 돌이키고 결혼에 이르게 됐다.

이밖에 보석상에서 보석을 사거나 훔쳐 갖는 꿈, 남의 밭에서 청과류를 몰래 따오는 꿈, 소를 끌어다 잡아 매 놓는 꿈, 돼지나 뱀이 자신을 물고 놓지 않는 꿈, 뱀이 자기 몸을 감고 풀지 않는 꿈 등도 인연이나 혼인으로 이뤄질 수 있는 꿈에 속한다.

꿈은 한편으로 꾸는 사람의 처지나 상황 등에 따라 해몽이 달라진다. 호랑이 꿈을 꾸었더라도 임신을 할 여건이었다면 태몽이 돼 용맹하고 활달한 아이를 갖게 된다. 처녀가 꾸었다면 활달한 성격의 남자가 구애를 해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평범한 회사원이라면 불량배를 만나 곤욕을 치를 수 있으며, 초등학생이라면 호랑이 같은 선생님에게 매를 맞는 일로도 실현될 수 있다.

이런 꿈은 복권 사라는 꿈?

2003년 4월 국내 복권사상 최고액인 407억원의 로또복권에 당첨된 박모(50)씨. 당시 경찰관이었던 그가 거액의 복권에 당첨되자 고향집 터가 좋다는 등의 얘기가 나왔다. 그러나 이면에는 용꿈이 있었다. 꿈을 꾼 것은 박씨가 아니라 친구였다. 친구는 꿈 속에 용을 잡아 옆구리에 붙들어 맸다. 그러나 용은 곧 달아났다. 달아 난 용을 박씨가 붙잡은 꿈이었다. 다음날 아침 친구는 박씨에게 전화를 걸어 꿈 이야기를 했다. 박씨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로또 사야 겠다’는 반응을 보였단다. 이렇게 구입한 로또가 대박을 쳤다.

복권 당첨 등 행운을 가져다 주는 꿈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재물을 상징하는 돼지와 용, 대변, 조상의 계시, 귀인을 만나거나 성행위하는 등의 꿈을 꾸면 재물운이 생긴다고 해몽한다.

실제 똥을 묻힌 돼지가 달려드는 꿈(주택복권 3억원), 달려오는 돼지 여섯 마리 가운데 두 마리를 안는 꿈(주택복권 3억원) 등의 사례가 있다. 그러나 집에 오려는 돼지를 내쫓았다거나 돼지가 판자구멍으로 쏙 들어가는 꿈은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는 꿈이다. 농사지을 땅을 기름지게 만드는 대변 역시 재물을 상징한다. 돌아가신 부모님이나 조상이 밝은 표정으로 꿈에 나타나거나, 무엇인가 조상으로부터 받는 꿈도 복권 당첨으로 이어진 경우가 많다.

이찬호 기자 kabear@joongang.co.kr

◆홍순래씨는 …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꿈이 수상하니 오늘 조심해라"란 얘기를 듣고 꿈에 관심을 가졌다. 대학(강원대 국어교육과)에서 고전문학을 공부하며 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996년 꿈과 관련한 첫 책 『현실 속의 꿈 이야기』를 낸 뒤 이름난 해몽가 한건덕 선생을 만나 97년 그와 함께 『꿈해몽 대백과』를 펴냈다. 인터넷(984.co.kr)에서 꿈 상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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